"3D 넘어 사망(Death) 추가돼 4D 직업된 외과"
김태형 보험委 간사 "현 의료대란, 건보 제도·정부 안일함이 초래한 인재(人災)"
2024.11.02 06:48 댓글쓰기

현재 의료대란은 설계부터 잘못된 건강보험 제도와 안일한 정부의 태도가 낳은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외과는 ‘타고난’ 저수가로 인해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의 3D를 넘어 사망(Death)도 생각해야 하는 이른바 ‘4D 직업’이라 부를 수 있는 수준으로 붕괴됐다는 주장이다. 


지난 1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김태형 보험위원회 간사(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국내 외과 수가 및 보험제도 개선에 대한 제안을 내놨다.


"외과 전공의, 전문의 취득해도 취업 안되고 개업하면 망하고 수술하면 법정구속"


김 교수는 “외과 전공의 수련을 어렵게 마치고 전문의를 취득했더니 취업할 곳 없고 개업하면 망한다. 또 수술할 환자가 있어 열심히 수술했더니 돌아오는 건 법정 구속”이라며 외과를 4D 직업으로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 의원급 의료기관 표시과목 중 외과는 지난 10년 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외과는 저수가지만 수술실 운영 등으로 고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막상 외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개업해도 외과라는 간판을 걸고 진료하는 비율도 줄고 있다”며 외과로는 운영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씁쓸함을 표했다. 


그가 인용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외과 원가보전율은 84%에 그쳤다.


같은 외과계인 안과 139%, 지원계 방사선종양학과 252%, 내과계 심장내과 117%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원가 보전은 커녕 고난도·위험성 높은 수술도 '저수가', 수가정책 개선 절실" 


김 교수는 선천성식도무공증수술의 경우 2010년 68만3340원에서 2023년 128만3960원으로 188% 인상됐다면서 원가보전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외과계 가산 30%를 적용해도 여전히 원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수술 원가보전율 외에도 수술을 1만건씩 해야 겨우 복강경 수술 장비 비용을 맞출 수 있거나 수술 시 당연하게 쓰는 재료에 대해 수가 산정이 안 되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김 교수는 “외과의사들이 복강경용 수술 치료재료 문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정부는 40만원 올려주는 것으로 퉁쳤다”고 폭로했다. 


그는 위험성이 크고 어려운 수술 난도의 반영이 없는 획일화된 수술 수가도 손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하나의 질병에 하나의 수가를, 서로 다른 장기에 대해 동일한 수가를 부여한다”며 “일례로 고형암 수술 시 림프절 절제범위에 따른 수가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1994년 성수대교 붕괴는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면서 “의료대란은 잘못된 건강보험 제도와 이를 안일하게 관리한 정부가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수가를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 과장은 “정부의 문제 인식은 여기 계신 외과 의사분들과 다르지 않다”며 “의료개혁 4대 과제 중 하나인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은 내년부터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건보 수가 9800여 개 중 50%보다도 낮게 저평가된 분야에서 먼저 속도를 내겠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1000여개 수가를 대폭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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