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정도를 생리학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타액 검사법과 머리카락 검사법이 알려져 있으나, 타액 검사법은 측정 직전에 받은 스트레스로 호르몬의 농도가 달라져 장기간에 걸친 만성 스트레스 측정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머리카락 검사법도 기존에는 적어도 수십 개의 머리카락이 필요했다.
28일 NHK에 따르면 오히라 마사코(大平雅子) 시가(滋賀)대학 교수 연구팀은 머리카락 몇 개로 만성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호르몬이 분비된다. 머리카락에는 이 호르몬을 저장하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에 착안해 독자적으로 배합한 약품으로 머리카락에서 호르몬을 추출, 농도를 조사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머리카락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1㎝ 정도 자란다. 모근에서 몇 ㎝ 떨어진 곳을 조사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쌓인 시기와 정도를 최장 6개월까지 소급해 측정할 수 있다. 머리카락 몇 개만 있으면 측정이 가능해 기존 방법보다 훨씬 간단하게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업무에서 비롯된 우울증 등을 예방하기 위한 일하는 방식 개혁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50인 이상의 기업 등을 대상으로 직장 상황이나 인간관계, 마음과 몸의 변화에 관해 종업원에게 질문해 스트레스 정도를 확인하는 '스트레스 체크'를 의무화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 체크가 의무화한 기업 등의 수요를 겨냥, 이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벤처기업 사장으로 취임한 연구팀의 이소즈미(五十棲計) 연구원은 "자신이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객관적 수치로 스트레스 정도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측정 방법은 먼저 모근 부근에서 잘라낸 머리카락을 1㎝ 정도 단위로 잘게 자른다. 머리카락은 한 달에 1㎝ 정도 자라기 때문에 예를 들어 2개월 전의 스트레스를 측정하려면 모근에서 2㎝에 해당하는 부분을 조사하면 된다. 자른 머리카락을 약품에 적셔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추출한 후 농도를 분석한다. 호르몬은 스트레스가 강할수록 농도가 진해지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객관적인 수치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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