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일본 나고야에서 합의된 한 국제협약에 국내 제약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기여하기 위해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 협약 부속 의정서다.
주 내용은 생물유전자원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세계 제약·바이오·화장품산업 등 천연물을 사용하는 분야에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경부가 이 협약의 국내 이행을 위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 제약시장의 생물유전자원 해외 의존도는 약 70%로 이 협약 효력으로 인해 천연물과 바이오 제약업계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물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이 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과 맞닿아 있어 협약이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
또 이러한 가격경쟁력 하락이 장기적으로 제약사들의 생산위축을 불러올 수 있어 제약 및 의료시장의 발전의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유럽과 일본을 포함한 92개국에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세계적인 추세를 막을 수는 없다"며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국제약협회는 오는 27일 '나고야의정서 발효와 한국 제약산업'을 주제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위기라고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새로운 해외 생물유전자의 정보가 우리에게도 주어지는 만큼 수수방관하기보다는 해외 유전자원 조달처를 다양하게 넓혀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