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천연엽산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답을 내놨다.
엽산은 임신부라면 꼭 복용해야 할 영양제다. 그런데 최근 임신부들이 화학적 첨가물인 합성엽산제(folic acid) 보다 천연엽산제(folate)를 선호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천연은 합성보다 비용이 10배 가까이 비싸다.
'천연엽산이 합성엽산에 비해 효과가 우수하다'는 설(說) 때문인데, 잘못된 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오히려 흡수율이 높은 합성엽산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병원 한국마더리스크전문상담센터장 한정열 교수(주산기과)는 “임신 기간 중 특히 임신초기 임신부 혈중 내 엽산 적정량 유지가 선천성기형아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FDA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흡수율이 높은 '합성엽산'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신부의 엽산 결핍은 선천성기형아, 특히 무뇌아, 척추이분증과 같은 신경관결손증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한 교수는 “임신부들에게 별도로 엽산제 복용을 주문하는 이유는 음식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천연엽산의 흡수율이 합성엽산과 비교해 60%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임신부의 경우 평소 음식섭취만으로는 기형을 예방할 만큼의 엽산 적정량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임신부의 약 10~20%는 엽산흡수를 방해하는 유전자(TT, MTHFR C677T 변형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 교수는 “이들 임신부들은 고농도 엽산 섭취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에 흡수율이 높은 합성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느 의학적 논문에서도 천연엽산이 합성엽산에 비해 효과가 우수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최근 엽산 부작용 일부 논문과 관련해서도 증거가 불충분한 논문이 잘못 인용된 경우"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이유로 엽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왜곡된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되어서는 안 될 중대 문제”라며 임신부는 반드시 엽산제를 복용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라면 보통은 3개월 전부터 임신을 준비해야하며, 이때부터 엽산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이 됐을 때는 임신 전체기간 그리고 출산 후에도 모유수유 중에는 복용한다. 모유수유하지 않는 경우는 출산 후 1개월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복용하는 용량은 고위험군 임신부의 경우로 과거 선천성기형아를 낳았거나 당뇨병이 있거나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흡연과 음주를 자주하는 경우 고용량으로 하루 5mg까지 권장된다.
하지만, 특별한 위험이 없는 임신부나 예비임신부의 경우 400~1,000마이크로그램(1mg)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