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정책을 책임지고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식 국장은 식약처 약무 개방형직위 중 ‘민간 스카웃제’를 통해 임명된 첫 사례였다. 특히 약사가 아닌 의사 출신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28일 식약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은 이달 중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아직 사표수리는 완료되지 않았다.
2016년 9월 임명된 이 국장은 식약처가 의약품안전국장직을 개방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개방형직위 제도로 영입한 약무 분야 첫 사례다.
3년 임기가 보장된 데다 이후 재계약을 통해 연장도 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직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일부에선 약사 출신 공무원이 많은 식약처 분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국장 취임 이후 초기 식약처 내부에서도 반발이 컸다.
많은 현안을 맡아오며 큰 피로도를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취임 초기 한미약품 올리타 사망 사례를 담당한 그는 현재 고혈압약(발사르탄) 사태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
의사 최초로 의약품안전국장에 임명된 이원식 국장은 지난 20여 년간 제약분야에서 활동한 전문가다. 서울대 의대(예방의학 석사)와 한양대(약리학 박사)를 졸업했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장과 한국MSD 임상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으로 재직해 의사로서의 전문성 뿐 아니라 임상·의약품허가 등 제약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과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임명 당시 다국적사 고위임원 출신과 의사출신이라는 사실을 지적, 약사단체는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실제 서울시약사회는 성명을 내고 “의사들이 심평원장, 건보공단 이사장, 복지부장관 등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마저 의사 출신 임용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식약처는 제약회사로 하여금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공급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자리지, 제약회사 마케팅 업무나 임상시험 대행업체가 아니”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향후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약계 출신인데다 그동안 경력과 식약처 고위직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업계로 컴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원식 국장의 향후 거취는 식약처 내부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후임자 또한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사표가 수리되면 재공모 등 후속절차를 밟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