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국립대병원, 공공의료 확충 '공감' 방법론 '상이'
교육위 국감서 입장차 확인···'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vs “지방의대부터 살려야”
2020.10.20 04: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강애리·박정연기자]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을 촉발했던 ‘공공의료 확충’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9일 충남대학교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과 국립대병원 측은 지방 의료 인력 부족 문제에 공감했다. 지역 공공의료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공공의료 확충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이 갈렸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료·의대정원 확충’을 주장한 반면 국립대병원측은 ‘기존 국립대병원 활용’을 주장했다. 여당과 의료계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기존 논의가 반복됐다.
 
교육위 여당 의원들 “지방, 의대생·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 심각”
이날 여러 여당 의원들은 지역 의료의 열악함을 보여주는 자료를 내놓으며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의료 확대정책을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 左]은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전공의 정원은 총 2135명인 반면 현재 인원은 이보다 285명이 적은 1850명이라는 점을 언급, 지방 병원의 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서동용 의원은 “병원별로 보면 전북대병원이 정원 대비 전공의 수가 가장 부족했다”라며 “전북대병원이 52명, 부산대병원이 44명, 경상대병원이 29명 부족했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 中] 또한 “인구 10만 명 당 의사·간호사 수를 살펴보면 경북과 울산의 의사 인력은 서울의 절반 수준”이라며 “지역 간 의료격차는 치료가 가능했던 지방 환자들의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공공의료기관·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코로나19상황에서 공공의료 인력 확보와 공공의료 역량 강화 중요성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의료기관 확대와 공공의료 인력 확충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 右] 또한 지방병원 전공의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권 의원은 “지방국립대병원 전공의 지원율 평균은 전국평균 대비 9%나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강원대학교병원의 경우 지난 5년간 평균 지원율이 70%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경북대병원의 경우 레지던트 충원율은 101%로 높지만,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3명으로 전국 꼴찌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립대병원마저 ‘무분별한 지역별 의대 운운’하며 반대하면 지역의료인 양성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지난 7월 국립대병원협회가 “무분별한 지역별 의대 신설은 국민 건강을 위해(危害)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던 일을 비판했다.
 
충북대·충남대병원장 “지역의료 균형은 기존 국립대병원 활성화로 가능”
      
반면 국립대병원들은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윤환중 충남대병원장[사진 左]은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한다”며 “(대학을 신설하는 대신)이미 교육 환경이 잘 갖춰진 10개 국립대병원에 공공의료 역할을 주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공공의대 신설을 통해)보건소나 역학조사관 같은 공무직 의사를 양성하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가능하다”면서 “부족한 지역 의사를 보충하는 것은 공공의대에서 임상의사를 양성하는 대신 전국 국립대에서 수련을 받게 한 뒤 지역에서 근무하게 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한헌석 충북대병원장[사진 右]도 "공공의대는 입학 과정부터 문제가 많고, 서남의대가 폐교된 것처럼 부실의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학생들이 졸업한 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세부적인 설계도 없다“며 "당장 공공의대를 만드는 것은 성급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원장은 이어 "지방에 근무할 의사가 필요하다면, 지역거점 국립대병원에 TO를 나눠줘서 전공의를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대생·전공의 수급도 ‘빨간불’...“지방의대, 지역인재 선발전형 제대로 관리 필요”
한편, 여당 의원들은 지방 의료인력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 교육위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 左]은 “지방국립대병원 평균 전공의 지원율은 전국 평균 대비 9% 낮은 수준”이라며 “강원대병원의 경우 5년 간 평균 지원율이 70%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북대병원 또한 레지던트 충원율을 살펴보면 101%로 높지만,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1.3명으로 전국 꼴찌”라며 "전공의 충원에 성공한 병원도 결국 의사들이 떠나간다"고 지적했다.
 
의사들의 지방 이탈을 막기 위해선 지역 학생들의 의대 진학률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 右]은 “최근 5년(2016~2020년) 간 지방대 의약계열 지역인재 선발 권고 비율을 충족하지 않은 학과가 39개 중 12개로 30%를 넘었다”며 선발과정에서 지역차별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지역대학·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에 따르면 지방 의대·한의대·치대·약대 입시에서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를 모집인원의 30% 이상 선발토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대 의약계열 지역인재 권고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학과는 2017년 9개 학과, 2018년 8개 학과, 2019년 12개 학과, 2020년 12개 학과로 해마다 늘어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지방대 의약계열에서 지역인재를 선발하지 않는다면 균형 발전은 요원하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 또한 "지역인재 전형은 지역 의사를 확보하기 위한 특별 전형인데, 충남대의 경우 지역의대 전형 정원 53명 중 10명이 비충남권 출신이다. 타지방 의대생들이 졸업 후 지역을 이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이어 "지역의사를 길러내기 위한 기존 제도가 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지역의사를 길러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정연·강애리 기자 (mut@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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