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병리학회 등 "전공의 3년제 효과 크지 않다"
기피과 충원 해법 관련 다소 회의적, "수가 인상 등 근본적 문제 해결 집중 필요"
2022.06.24 06:02 댓글쓰기



전공의 기피과가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흔히 도입하는 '3년제 전환'을 두고, 전공의 수급 위기에 빠진 학회들이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대한비뇨의학회와 대한병리학회 등 전공의 모집에 만성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피과들은 올해 춘계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충원율 수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수련기간 단축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련기간을 단축하면 교육 내실화에 관한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이미 3년제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이 기대만큼 충원율을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뇨의학회 “복지부 승인 받았지만 아직 미도입, 체계적 수련 불가능”


3년제 전환을 오래전부터 깊은 고민에 빠졌던 대한비뇨의학회는 춘계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적정인원에 대해 논의하며 수련기간 3년제 단축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도 스페셜리스트 양성을 위한 수련을 위한 시간이 부족한데, 이 기간을 1년 더 줄이게 되면 전문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비뇨의학회는 지난 2017년부터 내과와 외과 등 필수의료과가 연이어 수련기간을 단축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비뇨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5년 36%에서 2017년 25%까지 떨어졌다가 전공의 수를 줄이는 자구책을 마련해 2019년 39%까지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뇨의학회는 산하 교육정책위원회에서 전공의 수련 3년제 전환에 대한 내부공청회 결과 및 수련제도 개선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회원들 의견을 모으고 논의에 나섰다. 하지만 4년제 유지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주요 반대 이유는 ▲주 80시간 수련시간 엄수 요구로 수련시간 감소 및 부족예상 ▲펠로우쉽(Fellowship)과 연계되면 지방 수련병원 전공의 지원률 감소 우려 ▲타과 3년제 전환으로 비뇨의학과 지원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음 등이었다.


대한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은 “복지부와 협의해 전공의 수련기간 조정에 대한 승인까지 받았지만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결론 내렸다”며 “비뇨의학과는 내‧외과와 달리 세부분과제도가 없어 수련기간을 단축하면 충분한 교육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3년제 도입 후에도 별 차이 없거나 소청과는 지원률 감소”


병리과 역시 춘계학술대회에서 전공의 모집 지원 개선 방안을 논의하며 ‘수련기간 단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범진 연세의대 병리학과 교수는 “가정의학과와 예방의학과,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많은 기피과들이 수련기간을 단축했는데 이들의 전공의 지원율이 개선됐느냐”며 “오히려 소아청소년과는 이전보다 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5년 간(2017년∼2021년) 전공의 모집 현황 자료에 따르면 26개 모집 전공 중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37.3%)은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소아청소년과는 지난해 전공의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겠다는 강수를 뒀지만, 2022 모집에서 전국 수련병원 56곳을 분석한 결과 총정원 192명에 46명이 지원해 경쟁률 0.24대 1로 마무리졌다.


소청과는 지난해 지원자가 대폭 감소해 충원율 37.3%를 보이며 충격을 안겼는데, 올해는 23.9%로 기피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추세다.


임범진 교수는 “코로나19 등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있겠지만 3년제 전환이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 나타났다”며 “이외에 내과나 외과, 가정의학과 등 다른 진료과들 역시 3년제 전환 후에도 사실상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한다고 지원율이 늘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회의적”이라며 “근본적 문제인 수가 인상이나 전공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연수교육, 공통 역량교육 등 학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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