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몸값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며 아찔한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연초 2만원대 머물던 주가가 어느새 20만원선까지 올라오는 등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연이은 낭보에 주주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 변동성도 키우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달 30일 14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13% 하락한 수치지만 지난해 말 2만9800원이었던 주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5배 가량 오른 수준이다.
루닛은 올해 초 챗GPT를 시작으로 인공지능이 인기 테마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스타 플레이어'로 주목받았다.
특히 루닛은 6월부터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연일 신고가를 갱신 중이다. 회사는 6월 1일 9만2000원에서 6월 7일 11만3200원으로 일주일 만에 23% 급등하며 10만원대 안착했다.
이후 27일에는 17만8700원까지 폭등하며 국내 의료 인공지능 업계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에 투자자 사이에서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에 '루닛'을 합친 '루니콘'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루닛은 28일에는 장중 20만원까지 오르면서 1조 클럽 입성 일주일도 안돼 시총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루닛 고성장에는 뚜렷한 사업모델을 비롯해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 해외시장 공략이 골고루 어우러진 결과라는 평가다.
루닛은 '인공지능으로 암을 정복한다'는 목표로 초기 암 진단을 도와주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암 진단 솔루션은 높은 정확도를 바탕으로 국내외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19년 후지필름, 2020년 필립스, 2021년 GE헬스케어와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바탕으로 루닛은 올해 1분기에만 1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스스로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139억원)을 한 분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특히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받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일본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잡았기도 했다.
루닛의 쾌속질주에 뷰노, 제이엘케이 등 동종업계 업체들도 덩달아 수혜를 얻는 모습이다. 실제 뷰노와 제이엘케이 모두 올해 초와 비교해 주가가 30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주가 변동성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루닛의 경우 28일부터 성장세가 꺽이기 시작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루닛은 28일 전일 대비 5.6% 하락한 16만8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29일 16만8500원, 30일 14만6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의료 AI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급등세가 과도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루닛은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루닛은 올해도 26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흑자전환 시기는 2025년이다.
업계 관계자는 "루닛 1분기 실적은 일회성 이익과 비용 절감이라는 전략이 있던 만큼 2분기 실적 수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