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가 인상률 '의원 8.47%·병원급 5.91%'
의·병협, 3차회의서 제시…건보재정 여력 없다는 공단 대응 주목
2014.05.29 20:00 댓글쓰기

2015년도 수가협상을 진행 중인 의료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단의 추가 소요 재정(밴딩 폭)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축소됐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9일 오후 3시 대한병원협회와, 오후 5시에는 대한의사협회와 수가협상 3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병협과 의협은 일단 내부자료에 근거해 각각 5.91%, 8.47%의 인상률을 제시했다.

 

이날 협상 직후 이철호 의협 단장은 “격렬한 토론을 벌였지만 합의본 내용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의협은 이날 회의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운 현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추가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어려움을 공감하면서도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언급이 재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호 단장은 “환산지수 연구에서 의원급은 8.47%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모두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일부라도 공감하거나, 회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치가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단이 제시했던 목표관리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원급의 진료비 점유율이 38%였지만 현재 21%까지 떨어졌다. 어른에서 어린아이 몸집을 갖게 됐는데 옷에 몸을 맞추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방법, 기준, 평가에서부터 인센티브, 디센티브 등에 대한 모형조차 없는 상태에서 부대조건으로 제시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이지만 연구해볼 가치는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부대조건은 더 이상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현재 제시할만한 부대조건으로 ‘동네의원 활성화 캠페인’ 정도를 염두하고 있는 상태다.

 

의협은 협상에 있어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 수치조차 제시하지 않은 공단이 작년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만약 서로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건정심 행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 단장은 “건정심까지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하지 않겠느냐”며 “협상이라기보다 의원급 수가정상화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제출한 통계와 공단의 통계 지표는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며 “근거에 기반해 협상에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2시간 먼저 3차 협상을 가진 대한병원협회 이계융 협상단장은 “우리는 인상률 5.91%를 제시했다. 하지만 공단이 내민 수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날도 공단 측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체계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부대조건으로 ‘진료비 목표관리제’, ‘병원 종별 협상’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병협은 “터무니 없이 낮은 수가 인상률에 부대조건까지 받으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계융 단장은 “다음 협상에서는 우리가 공급자, 가입자, 보험자가 모두 공감하고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부대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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