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 진 정부…기한 넘긴 '의대 증원' 집행정지
오늘, 정원 확정되면 '기각‧각하' 유력…의료계, 집단행동 예고
2024.05.30 05:47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오늘(30일)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되기 전에 사법부의 판단을 기대했던 의료계 희망이 결국 무너졌다


의료계는 전날까지 대법원에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지만, 정부의 소극적 참여에 재판은 끝내 결론을 맺지 못했다.


정부가 이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할 경우 사실상 증원 집행정지 재항고심은 각하 또는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안팎 대법원 탄원서 제출"증원, 공공복리에 부정적 영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는 지난 29일 "서울대 공대 성원용 명예교수와 경영컨설팅 기업 이노무브의 장효곤 대표가 각각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탄원서에 "대폭적이고 급격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한국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장기적으로 공공복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할 사안으로, 1년 정도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장 대표도 대법원에 "의대 증원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심지어 맞는 정책이라고 해도 일단 멈추고 충분히 논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은 '일단 멈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의교협은 "의대 증원 집행정지에 대해 비(非)의료계에서도 증원을 멈춰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앞서 전의교협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각각 대법원에 탄원서와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전의교협도 대법원에 탄원서에 "정부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하기 전날인 29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달라"며 "대법원이 최종 판결 전까지 정부에 시행계획 및 입시요강 발표를 보류하라고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정부, 재항고심 '강 건너 불 구경'…醫 "승소하기 어려워 시간 끌기"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29일까지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다.


의료계 측 법률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그 배경에 대해 정부의 소극적인 재판 참여를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사건을 신속처리사건으로 지정하고 빠른 속도로 심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부는 소송 대리인도 지정하지 않고, 반박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소송 대리인을 선임하고 답변서를 제출하면 대법원이 검토 시간이 필요하므로 이달 31일 예정인 입시요강 발표를 연기하라고 지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의료계 측이 정부가 앞서 2심 재판부에 제출했던 답변서를 대법원에 참고자료로 대신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도저히 승소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서 시간끌기를 선택한 것"이라며 "거짓말, 말 바꾸기, 조작, 은폐가 현 정부를 상징하는 언어들"이라고 힐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한 총리 "31일 모집요강 발표하면 증원 마무리, 원점 재검토는 이제 공허"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한다. 이어 각 대학이 다음날인 31일 2025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을 공표하면 사실상 의대 증원 절차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 경우 대법원은 의대 증원 집행정지에 대해 각하 또는 기각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의대 정원이 확정된 후 집행정지를 결정할 경우 입시현장에 닥칠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집행정지가 기각‧각하 결정돼도 이후 본안 소송을 통해 2026학년도 이후의 증원을 다툴 여지는 있지만, 본안 소송이 통상 2~3년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의대 증원은 정부안대로 결정되는 형국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31일 각 대학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모집요강을 안내해드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점 재검토나 전면 백지화라는 말은 이제 공허하다"며 "의료계는 국민과 환자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 대신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의료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고민하셨던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고 촉구했다.


의료계, 오늘 촛불집회 개최초강수 던지나


내년도 의대 정원 확정 후 의정 갈등은 오히려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늘(30일) 저녁 전국 각지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이를 알리며 "우리들 분노가 어떤 것인지 정부에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29일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나라가 흔들릴 확실한 행동을 의협이 하겠다"며 의료계 총파업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의대 교수들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한데 모으기로 했다.


방재승 전(前)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촛불집회에 서울의대 비대위 이름으로 참석할 예정이고, 전의교협도 같이 참가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가 여러 직역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현재의 심정은 모두 다 똑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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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njs 05.30 10:52
    원점 재검토는 공허?? 글쎄!! ~~~
  • 0000 05.30 06:51
    저 병신같은 눈깔 뽑아버리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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