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개설 '험로'
야당 이어 의협 등 5개 보건의약단체 반발…'무늬만 있는 영리병원 우회로'
2014.12.12 11:53 댓글쓰기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을 통해 의료영리화를 우회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결국 나타나는 결과는 허상에 불과하며 국민 혼란과 불신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의료기관 개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 방침이 발표되자 의료영리화를 위한 초석이라며 국회 야당에 이어 보건의약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5개 보건의약단체는 12일 공동 입장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외국인 의사 종사율과 의사결정 기구에서의 외국인 의사 규정을 삭제하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절차 등에 관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최소한의 자격 기준 마저 모두 없애 무늬만 외국의료기관이 가능토록 했다"면서 "그동안 정부가 부인했던 영리병원을 전면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용익 의원은 "이미 복지부가 승인을 보류한 싼얼병원에 대해 불법시술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한 상황에서 보완 대책이 없음에도 승인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약단체 역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될 당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개설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며 취지가 왜곡됐다는 점을 짚었다.


의약단체는 "결국 경제자유구역 내 내국인이 경영하고 국내 의사가 근무하며 이들이 내국인을 진료하는 영리병원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방향으로만 추진됐다"고 꼬집었다.

 

현재 입법예고된 개정안 역시 우회적 영리병원 허용 및 의료시스템 영리화라는 것에만 방점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약단체는 "정부 안(案) 대로 추진되면 외국의료기관 개설은 외국 자본 50% 이상, 진료과목별 외국의사 1인의 기준만으로 가능한 데 이것이 어떻게 외국의료기관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의약단체는 "더욱 심각한 것은 완화된 기준에 따라 전국 8개 경제자유구역, 18개 시도에서 외국 자본 50%와 최소한 외국의사 기준만 갖추면 무늬만 외국의료기관인 국내 영리병원을 손쉽게 개설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영리병원은 피부, 성형 등 수익이 창출되는 분야로 집중될 것이이며 불법 과대광고, 환자유인 등으로 국내 의료체계는 혼란만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산얼병원 실체에서 알 수 있듯 정부는 막연한 의료영리화 정책이 투자와 고용창출 등 경제활성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약단체는 "최근 들어 기본 진료과목 전공의 정원 미달, 피부·성형 등 인기과목으로 인력 편중 등 정상화해야 될 보건의료정책이 산적해 있다"며 "향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강력 저지하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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