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한국거래소가 공시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가운데, 최근 의료기기 업체들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들어 7개 기업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또는 지정 예고했다.
이 중에는 마이크로디지탈, 케어젠, 오스템임플란트 등 의료기기 업체 3곳이 포함됐다. 수치로 환산하면 40%를 웃돈다. 범위를 제약・바이오로 확대하면 엔지켐생명과학과, HLB제약을 포함해 총 5곳으로 70%를 넘어선다.
불성실공시법인은 상장 법인이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른 공시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려지는 조치다.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또는 공시변경에 해당하는 위반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 분석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마이크로디지탈은 공시번복으로 지정 예고를 받았다. 펩타이드 기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케어젠은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이름을 올렸다.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 금액을 잘못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과 싸이토젠 등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공시위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시불이행으로 800만원을, 싸이토젠은 400만원의 제재금을 지불한 상태다. 같은 시기 안트로젠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과 공시위반 제재금이 부과된다. 벌점이 쌓일 경우에는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가 되고 최악의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5점 이상의 벌점이 되면 하루간 거래정지를 1년내 15점 이상이면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불성실공시법인 사유가 발생해도 바로 지정되진 않는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및 이의신청 등의 절차를 거치고 코스닥시장공시위원회 심의를 통해 불성실공시법인 해당 여부, 부과벌점 및 공시위반제재금을 결정한다.
그러나 외부 리스크까지 회사 책임으로 묻는 현 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한 업체 공시담당자는 "사업을 하다 보면 외부 요인으로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도 회사에 제재가 가해진다"면서 "불리한 제도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