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개월이 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탄핵안 발의와 함께 자신을 비방한 의사 회원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시 대의원은 "대의원 103명이 임 회장 불신임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1 이상인 82명이 동의해야 발의된다.
이후 운영위원회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하면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최종 가결될 수 있다.
대의원들은 "의협에는 선배 의사와 후배 의사가 있다. 세대는 다르지만 같은 마음으로 의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의협은 이들 모두와 소통하고 잘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내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해당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다음주 열릴 운영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11월 중 임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주현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 임현택 의협 회장 비방글 작성 적발
탄핵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임현택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가로채기했다는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의사 회원에게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월부터 의사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임현택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원을 슈킹했다"는 허위 비방글이 계속 게시됐다.
의협은 개인을 비방하는 수준을 넘어 의협 전반의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보고 고소장을 접수했다. 수사 결과, 이 같은 비방글을 올린 사람은 "서울시의사회 최주현 홍보이사"였다.
피의자인 최 이사는 임 회장에게 사과하기 위해 지난 10월 10일 의협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최 이사에게 "용서할 수 없다. 이것이 싫다면 합의금을 내놓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와 관련, 의협 측은 "실제 합의금을 받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최 이사 잘못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며 "개인적 피해는 물론 의협에 대한 회원들 신뢰에 타격을 주는 허위 사실 유포가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임 회장이 이 과정에서 감정을 조절하기 못하고 대응한 점은 회원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전공의 성금 관련 허위 비방문제는 임 회장 임기 초부터 일각에서 악의적으로 집행부를 공격해왔던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최주현 이사는 일반 회원이 아닌 의료계 임원으로 오랜기간 활동해온 사람이기에 허위 사실 적시를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언론 인터뷰까지 하며 사실상 2차 가해까지 저지른 최 이사에 대해 중앙윤리위원회 회부 등으로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번 사건과 연루된 서울시의사회 측도 서둘러 입장 표명에 나섰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이번 사건은 서울시의사회는 물론 저와 무관한 최주현 이사 개인의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