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전자차트 및 핀테크 업체들이 실손보험 청구 중계기관 신설과 청구 강제화를 두고 영세 민간업체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는 지난 16일 의료기관이 환자 실손보험을 대신 청구하되, 중계기관에 전자적 서류를 전송토록 의무화한 보험업법 개정안(이하 실손보험 청구 대행법)을 심사 의결했다.
개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요청할 경우 병원이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해 필요한 자료를 보험사에 전산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실손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직접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만 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된다면 소비자는 병원에서 실손보험금을 즉시 청구할 수 있다.
병원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자료를 전문중계기관을 통해 보험사로 전달하면 된다. 현재 유력하게 꼽히는 전문중계기관은 보험개발원이다.
그러나 전자차트 및 핀테크 업체들은 거대보험사 이익만을 대변할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17일 성명을 내고 "의료기관과 함께 자율적인 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법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보험금 지급 거절을 위해 가입자에게 소송을 거는 보험사가 소액 보험금 청구를 간편화하기 위해 법안 마련에 혈안이 되겠느냐"며 "정보 집적이 우려되는 중계기관을 법안에 명시한 것은 다른 목적을 위한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각 보험사별 상이한 청구서식 등의 표준화를 요청해도 협조해주지 않았다"면서 "일부 보험사는 앱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고 1회성 가상 팩스 번호를 발급받도록 하는 등 오히려 간소화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 편의 제공이란 미명 하에 대기업인 민간보험사 이익만을 위해 중소기업을 말살하는 보험업법 개정을 강행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국회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계기관을 설치해 실손보험 청구를 강제화하겠다는 것은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면서 이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논의 과정도 묵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대표로서 법안을 통한 강제적 방법이 아닌 자율적인 실손청구 간소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실손보험 청구 강제화 법안 반대 성명에는 유비케어, 비트컴퓨터, 지앤넷, 하이웹넷, 레몬헬스케어, 메디블록, 이지스헬스케어 등이 참여했다.
구교윤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