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췌장암 생존율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장된 결과인 만큼 신뢰성을 더한다는 평가다.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 교수팀은 최근 유럽암학회지에 '한국 췌장암 환자 치료 경향과 생존 결과'를 게재했다.
췌장암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20% 환자에서만 수술이 가능하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효과가 크지 않아 예후가 매우 불량한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췌장암 수술 적응증이 확대되고 수술기법이 발전했으며 새로운 항암제들이 도입돼 치료 결과 향상에 대해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이를 빅테이터 분석으로 입증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박병규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췌장암 환자 7만8920명를 대상으로 진단년도 및 치료방법, 연령군에 따른 생존기간을 빅데이터 연구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에 일차 치료로 수술 받은 환자는 2006년 15.0%에서 2019년 24.4%,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도 2006년 22.2%에서 33.1%로 증가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은 비율이 높았으며, 80세 이상의 환자군에서는 수술이나 항암치료 환자들이 약간 상승했으나 여전히 80% 이상의 환자들은 보존적인 치료만 받았다.
항암치료 기간에 따라 새로운 약제도 확인됐다. 2006~2011년에는 젬시타빈 단독요법이 주요 약제였고, 2011~2015년에는 젬시타빈과 엘로티닙 병용요법이 주요 약제가 됐다.
2017년 이후에는 젬시타빈과 아브락산 병합요법, 폴피리녹스 병용요법이 주요 약제로 변경됐다.
환자들 생존 기간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2006~2008년 5.5개월에서 2018~2019년 9.8개월로 4.3개월 늘어났다.
연령군별로 살펴보면 59세 이하는 중앙생존기간이 8.8개월에서 18.8개월로 10개월, 60~69세는 6.8개월에서 14.6개월로 7.8개월, 70~79세에서는 4.2개월에서 8.4개월로 4.2개월 향상됐다.
반면 80세 이상은 2.4개월에서 3.4개월로 1개월만 좋아졌다. 생존기간 연장은 연령이 낮은 환자군에서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료방법에 따른 중앙생존기간은 수술군에서 2006~2008년 18.5개월에서 2018~2019년 34.8개월로 2배정도 늘어나는 등 확연하게 좋아졌다.
항암치료군에서는 2006~2008년 8.9개월, 2009~2011년 8.6개월, 2012~2014년 8.4개월로 변화가 없는 듯 했으나 2015~2016년 10.5개월, 2018~2019년에는 12.4개월로 계속 늘어났다.
연구팀은 최근 항암치료군에서 생존기간의 뚜렷한 향상은 새로운 항암제 도입 효과로 분석했다.
박병규 교수는 “췌장암 수술과 항암치료가 점차 증가함을 확인했으며 그 결과로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향상됐음을 실제 데이터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