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DTx) 중 하나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을 이용한 치료기술이 처음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가진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았다.
디지털 치료제는 임상적 근거를 기반으로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일반 알약이나 주사가 아닌 앱, 게임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치료제다.
앞서 정부가 디지털 치료기기 활용 의료행위에 대해 급여·비급여 여부를 평가하고 혁신기기를 신속하게 진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을 세운만큼 이번 기술의 급여화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한광협)은 최근 2022년 제11차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된 신의료기술에 대한 고시 개정사항을 발표했다.
이번 신의료기술평가 결과는 의료법 제53조제3항 및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제4조에 의한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 고시’ 개정·발령 사항이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치료법, 검사법 등 의료행위를 포함한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 및 임상적 유효성 평가를 위해 2007년 도입됐다.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된 기술은 ▲가상현실 노출치료를 포함한 ▲림프부종 환자의 저출력 레이저 치료 ▲결핵균 및 비결핵항산균 동시검출검사[실시간중합효소연쇄반응법] ▲수증기 이용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18F-에프도파 양전자방출단층촬영, 18F-에프도파 양전자방출전산화단층촬영 등 5건이다.
‘가상현실 노출 치료’는 공황장애 환자 증상 개선을 위한 기술로 진료실 환경 내에서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현실감있게 구현된 공황장애 유발환경에 환자를 노출시켜 치료하는 방식으로 시술된다.
문헌에 보고된 치료 관련 부작용이 경미해 별도 치료없이 호전됐다. 대기자 명단과 비교시 유의한 증상 개선효과와 더불어 기존 노출 치료와 비교해서도 전반적으로 개선 효과가 유사한 수준으로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불면증 개선 디지털 치료기기 2개, 인공지능 뇌경색 진단보조 소프트웨어 1개 등 총 3개 디지털 치료기기를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에 따른 첫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다.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의료기기가 의료현장에서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 지난해 10월 31일 시행됐다.
이미 허가를 받은 제이엘케이의 ‘뇌경색 진단보조소프트웨어’는 혁신의료기술고시 공포기간 30일을 거쳐 조만간 비급여로 현장에 투입된다.
가상현실 기반 디지털치료기기는 뉴냅스의 뇌졸중 치료 ‘뉴냅비전’이 있다. 이 제품은 디지털치료제 중 국내서 가장 빠른 지난 2019년 7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뉴냅비전은 뇌졸중 시야장애를 치료하는 가상현실 기반 디지털치료제다. 기기를 착용한 환자에게 일정 시간 자극을 보내면 환자가 이를 판별, 응답하는 방식이다.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효성 높은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면서 “디지털 치료제라는 특성에 부합하는 특화된 가이드라인 정립과 실효성 있는 보험 수가체계 확립은 물론 제품 조기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성장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핵심인 디지털 치료기기 등 소프트웨어가 신속히 제품화될 수 있도록 임상시험 현황 등 업계에 유용한 정보를 지속 제공하며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