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장기화되고 있는 현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대책으로 '전공의 의료소송 면책 특례조항'과 '2026년 의대생 선발 안식년제' 도입을 건의한다."
허윤정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한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법제화 공청회'에 참석해 이같이 제안. 허 교수는 "어제도 24시간 당직을 서고 이 자리에 섰다. 24시간 당직과 월 10회 36시간 연속근무 등 극한의 노동강도와 중증환자들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을 강요당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현실이 이렇다 보니 단국대병원 외상센터는 2020년 내가 입사한 이후 1명의 후배 의사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답함을 피력. 허 교수는 "의정갈등 사태가 촉발된 2024년 2월부터 최대 1만명의 환자가 붕괴된 응급의료체계로 인해 초과 사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수천억원을 들여 외상센터를 세우고 중증 외상 사망률을 개선하는데 10년이 넘게 걸렸지만 이전으로 회귀하는데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며 "의료인 처단이라는 계엄령은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필수의료 의사를 내쫒고 지방의료 붕괴를 가속화했다. 나는 이를 목격한 산증인"이라고 강조.
그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시행한 기관내 삽관술 수가가 4만7000원인데 삽관 후 사고 배상액은 5억원이다. 어떤 수술 생존율이 99%라고 판사가 못박으면 살리지 못한 의사는 상해를 입힌 자와 똑같은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선 더 이상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분야에 종사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젊은의사들은 수련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 허 교수는 "교수들도 벼랑 끝이다. 원가 이하 수가로 식당, 장례식장을 넘어선 매출을 만들려면 교수가 중간 착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제자를 제대로 육성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 현재 대학에 남은 교수는 '곳 나갈 이', '아직 나갈 곳은 찾지 못한 이' 둘로 나뉜다. 단국대병원 150여 명 임상교수 중 지난해 퇴사자는 24명으로 전년도 동일 기간 대비 3배나 늘었다"고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