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위 조직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 세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다.

1형 당뇨병은 이와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한다.

미국 웨일 코넬 의대 치료적 장기 재생 연구소의 재생의학 전문의 조 주(Joe Zhou) 교수 연구팀이 위 조직에서 채취한 성체 줄기세포를 재프로그램 해 췌장의 인슐린 생산 베타세포와 매우 흡사한 세포로 분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9일 보도했다.

위 조직에 있는 특정 줄기세포에 췌장의 베타세포 생성 유전자 발현에 관계하는 3개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s)를 주입한 결과 베타세포의 기능을 수행하는 유사 베타세포로 전환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위 줄기세포는 위내시경 시술을 받는 외래 환자로부터 손쉽게 채취할 수 있었다. 

위는 그렐린, 소마토스타틴 같은 자체 호르몬을 만든다. 위와 췌장은 배아 생성 단계에서 바로 이웃해 있기 때문에, 위의 줄기세포가 췌장 베타세포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3개 전사인자가 주입된 위 줄기세포를 배양해 오르가노이드(organoid)라고 불리는 작은 덩어리를 만들었다. 이 오르가노이드는 베타세포처럼 포도당에 대한 민감성을 나타내 즉시 인슐린 분비로 대응했다.

오르가노이드란 실제 장기와 같은 구조, 세포 구성, 기능을 지닌 3차원 조직의 미니장기(organ)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 오르가노이드를 당뇨병 모델 생쥐에 이식했다.

당뇨병 모델 생쥐의 혈당이 올라가자 이 오르가노이드는 진짜 베타세포처럼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떨어뜨려 안정시켰다.

연구가 진행되는 6개월 동안 이 오르가노이드는 꾸준히 베타세포의 기능을 수행했다. 이런 오르가노이드를 임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려면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람에 이식할 수 있을 만큼 베타세포의 생성을 늘리고 특히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면역세포의 공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로부터 비교적 쉽게 위 줄기세포를 채취해서 몇 주 동안 베타세포 유사 오르가노이드로 배양한 뒤 환자에게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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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기자 (dmedi@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