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의원, 특사경 공감대…재정 누수·비급여 쟁점
불법개설 요양기관 환수율·수사 장기화 등 지적…관리급여 풍선효과도 이슈
2026.10.17 05:07 댓글쓰기

[조재민·최진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 필요성과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16일 원주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여야 모두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 근절을 위한 특사경 도입 필요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통제 사각지대에 놓인 비급여 시장 관리 현황과 개선 과제가 집중 조명됐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악화되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공단 특사경 도입과 유관기관 공조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만 실제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의료현장의 신뢰 확보와 세밀한 수사 준칙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최근 10년간 불법개설기관 환수결정 금액이 1조3000억원을 넘지만 행정조사부터 수사까지 1년 반이 걸리는 사이 허위·과잉청구로 건보 재정이 잠식되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 특사경 입법이 추진되도록 공단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서 의원은 정형외과 스캐노그램(척추 및 하지 전장 엑스레이) 급여 청구 기획조사 과정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일선 병·의원을 압박한 심평원의 사례를 짚었다. 


서 의원은 “특사경 도입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수용성을 높이려면 강압적인 조사 태도를 개선해 현장의 신뢰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 역시 “부당청구 금액과 불법개설기관 환수 결정액이 각각 1000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본원 조사실 직원 60명뿐인 심평원의 현지조사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심평원의 부당청구 감지시스템과 건보공단 특사경을 연계하는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의료인 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심평원은 부당청구 감지시스템을 통해 건강보험 심사 내역을 모니터링 중이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현지조사를 통해 적발한 부당금액, 감지시스템을 활용한 조사 실적을 확인한 결과, 적발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작은 실정이다.


남인순 의원은 대학병원들이 직접 소유한 의약품 간납사를 통해 상한가로 약제비를 독점 청구하며 배당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지적했다. 


남 의원은 “과거 공단이 간납사와 연계된 척추전문병원을 조사해 성과를 냈지만 강제수사권과 고소·고발권이 없어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며 재정 누수 차단을 위한 특사경 법안 통과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불법 행위로 인한 건보재정 누수 차단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일부 한방병원과 요양병원 본인부담금 할인 및 페이백 영업을 통한 실손보험 편취, 건보 급여 부당청구를 거론했다. 


조 의원은 “보험사기로 최대 5000억 원 이상 건보재정이 새고 있는데 수사기관 통보에만 의존하는 수동적 방식 탓에 환수 실적이 미미하다”며 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이상 징후 사전 포착과 금융감독원 등과의 공조 강화를 촉구했다.


특사경 도입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주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공단이 직접 수사하면 신속성과 환수율 제고가 기대되지만 갑질 문제나 경합범죄 수사 범위 설정 등 형사사법체계 이해 부족에서 오는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이기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실무를 반영한 세밀한 규칙을 이사장이 직접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은 “특사경 도입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유관기관 및 국회와 협력해 입법을 적극 추진하고 우려되는 부분에 대한 개선 대책과 규칙도 꼼꼼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풍선 효과에 300배 폭리까지…비급여 관리 사각지대 도마 위


국민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건보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비급여 항목의 관리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관리급여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부터 규격 변경을 통한 폭리, 정부 지원금을 잠식하는 가격 인상까지 다양한 실태가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지난 7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된 이후 유사 비급여 물리치료인 신장분사치료로 처방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5개 손해보험사 실손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장분사치료 단가는 6월 3만4703원에서 8월 6만6330원으로 두 달 만에 91% 급증했고 실손 청구액도 62억6000만원에서 144억 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김 의원은 “실제로는 도수치료를 하고 내역서에는 신장분사치료로 기재해 청구하는 허위 청구 사례와 체외충격파 비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급여 진료 시 진찰료 등 급여 항목이 함께 청구돼 건보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사보험 데이터 연계를 통한 상시 감시와 현지조사 의뢰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급여 제품과 성분·효과가 동일한 치료재료가 규격만 달리해 비급여로 둔갑한 뒤 폭리를 취하는 실태를 고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지혈용 거즈인 서지가드 급여 상한액은 1300~3900원 이지만 규격을 바꾼 비급여 제품의 중앙값은 13만원,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55만 원에 달해 100배에서 300배까지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박 의원은 “국립대병원들까지 1년에 수백회 이상 이 같은 비급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급여 대체재와 가격·가치 비교 설명을 의무화하고 혼합진료 실태 파악 및 비급여 표준진료비 산정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 지원금이 비급여 가격 상승으로 상쇄되는 문제, 재난적 의료비 남용 실태도 거론됐다. 


남인순 의원은 “난임 및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사업이 확대되는 시기에 맞춰 정자 채취, 배아 이식, 초음파 검사 등 의료기관 비급여 진료비가 동반 상승해 지원 효과를 잠식하고 있다”며 바우처 사업과 연계된 비급여 가격의 면밀한 분석과 관리를 요구했다.


김윤 의원은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악용한 비급여 과다 사용을 지적했다.


김윤 의원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평가에서 근거가 없거나 권고하지 않는 기술로 의심되는 항목이 전체 비급여 진료비의 56.2%에 달하는데 상당수가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도카인 젤처럼 기존 급여 행위료에 포함된 약제·재료를 합쳐 비급여 신제품으로 만든 뒤 20~30배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비급여 진료를 저수가 보전책으로 언급한 홍순권 심평원장 답변에 대해 “전체 비급여 진료비의 75%가 병·의원급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면 건강보험 진료비 비중은 상급종합병원 대비 45%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비급여를 저수가 보전 수단으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강청희 이사장과 홍순권 원장은 “비급여 모니터링과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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