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암, 고품질 수술과 기능 보존 최우선 고려 "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2025.02.17 12:20 댓글쓰기

비뇨기암은 신장암, 방광암, 전립선암 등을 통칭한다. 각기 국내 10대 암에 모두 포함될 정도로 주의가 필요한 질환들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최근 10~20년 새 발병률이 급증해 2022년 기준 남성암 2위까지 올랐다.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남성암 1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로, 이는 유병률 변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난도, 고위험 수술에 대한 기피 등 젊은의사들의 비뇨의학과 지원이 줄면서 숙련된 전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즉, 실력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만나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게 환자 노후 등 삶의 질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편집자주]


“공격적인 기능 보존 수술이 핵심”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하유신 교수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비뇨기암 치료 발전과 수술 경향 변화를 짚었다.


그는 “서울성모병원 비뇨기암팀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가 갖고 있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공격적 수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비뇨기암을 필두로 로봇수술이 발전하면서 수술 기법도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과거에는 절제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기능 보존과 최소 침습에 집중하는 추세로 고도화됐다.


하유신 교수는 “암 치료의 목표는 완치를 위한 절제지만 이제는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남겨야 할 조직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신장암의 경우 암이 발견되면 신장을 완전 절제했지만 현재는 가능한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 ‘부분 신절제술’을 시행한다. 이는 신장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립선암, 방광암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쉽게 말해 수술적 완치에 초점을 뒀던 과거에 비해 최소 침습과 기능 보존이 실력 있는 비뇨기암 전문의를 판가름하는 핵심 지표가 됐다는 얘기다.


전립선암 수술, 요실금·성기능 장애 최소화 ‘관건’


전립선암 수술은 전통적으로 두 가지 주요 합병증을 동반했다. 첫 번째가 성기능 장애, 다른 하나는 요실금이다. 최근에는 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수술 목표가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전립선은 괄약근과 세밀하게 연결돼 수술 시 어떤 경계를 설정하는지가 수술 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최근 로봇수술과 해부학적 이해의 발전으로 요실금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되면서 실제로 최신 수술기법을 적용하면 기능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괄약근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전립선암 생존율, 16년만에 40% 이상 증가


비뇨기암의 치료 성적 또한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조기진단과 로봇수술 발전 등 복합적인 요인이 더해진 결과다.


2000년에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50%대였지만, 2016년 이후 발병한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90%를 넘어서고 있다.


전립선암은 증가율 1위 암이기도 하지만, 치료 성적이 가장 좋아진 암 중 하나다.


특히 전립선암 치료법을 결정할 때는 단순히 국제 가이드라인을 맹신하기 보다는 국내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가이드라인은 전이가 없는 전립선암 환자에게 수술보다 약물치료를 우선 권고했지만, 국내 데이터 분석결과 수술 치료가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75세 이상의 3기 환자 중에서도 수술이 약물 치료보다 5년 생존율이 더 높았다고 전했다.


하 교수는 "현재 전립선암에서 수술과 방사선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환자 개개인에게 더욱 명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新표적치료제 등장…건강보험 보장 범위 확대 필요


최근 전립선암 치료에서는 획기적인 표적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국내에서는 급여화 등의 문제로 임상에서 환자에게 활용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새로운 표적 치료제는 환자 생존기간을 2년 이상 연장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지만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주로 개발해 약제 비용이 높아 국내 보험 적용은 요원한 상황이다.


하 교수는 “국내에서도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과 함께 환자들이 최신 치료를 적절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뇨의학과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일부 언론 등에서 비춰지는 단순한 모습이 비뇨의학과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는 안타까움의 발로다.


실제 대학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 단순히 성기능 치료를 다루는 분야를 넘어 복강 내, 골반 깊숙이 위치한 장기에 대한 고난도 수술을 수행하는 등 주요 진료과로 성장했다.


특히 과거 골반 장기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개복수술이 쉽지 않았지만, 최근 로봇수술과 복강경 수술 발전으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과거에 비해 비뇨의학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대폭 늘어난 만큼 그 위상도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그는 “비뇨의학과는 로봇수술 도입 이후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룬 분야 중 하나로 단순히 특정 이미지로만 바라보지 않고 고난도 수술과 치료 성과에도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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