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파행된 수가협상 전철을 바로잡고자,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수가협상 권한을 위임 받았다. 올해 수가협상도 난항이 예상되지만 전략을 세워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2026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대개협은 지난 2023년도 수가협상을 주도하면서 타 유형과 비교해 의원 유형만 대폭 낮춘 인상률 2.1%를 제시받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2년간 위임 받았던 수가협상 권한을 의협에 반납했다.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역대 최저 1.6% 인상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공단은 2025년도 수가협상에선 의료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병의원 행위유형별 환산지수를 차등적용했다. 수가 인상분을 환산지수와 초·재진료로 구분, 적용하는 전례없는 정책을 강행했다.
박근태 회장은 "올해 수가협상도 굉장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석 이사장은 필수의료 쪽에 수가가 좀 더 가도록 하고, 상대가치점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단은 환산지수 적용으로 저평가된 의료 분야에 수가를 상향함으로써 수가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고 평가하나, 실제로 이 금액들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및 재정을 메꾸는데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신설한 대개협 보험정책단이 수가협상을 앞두고 첫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가모델 선제적 제시 및 건보재정 순증 방안 모색"
"수가협상 결렬되면 건보공단은 아무 불이익이 없지만 의료계만 패널티"
"불합리한 운동장에 가까운 수가협상 룰 바꾸기 위해 최선"
특히 이번 공청회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산지수 연구용역 책임자인 김진현 교수가 발제자로 처음 참여한다. 꽁꽁 숨겨졌던 공단의 환산지수 관련 의문점이 풀릴 기회라는 것.
박 회장은 "지금껏 김진현 교수가 환산지수 연구용역을 맡아왔지만, 관련 내용을 의료계에 발표한 바 없다"며 "공단의 환산지수 도출 방식 등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공청회가 의료계와 공단, 복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정으로 국민 건강을 위하고 지속가능한 수가협상 제도를 만드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개협은 공단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에 수가인상 요구안 제출, 관련 예산 편성 요구 및 협상 진행에 나설 예정이다.
수가정책 개선 방안의 연구개발 및 지속 가능 의료를 위한 수가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보건의료단체와 재정 순증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 확립하고자 한다.
이어 "수가협상이 결렬될 경우 공단은 아무 불이익이 없지만 의료계만 패널티를 받는다"면서 "의료 공백을 돌파하기 위해 제시한 의대 증원 문제도 사실 따지고 보면 수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회장은 "공단과 복지부에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며 "불합리한 운동장에 가까운 수가협상 룰을 바꾸기 위해 보험정책단을 필두로 향후 각과 의사회와 회의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보다 나은 협상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