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은 자가 염증에 의해 척추가 굳는 병이다. 척추 주위에 붙어 있는 인대부터 염증이 발생, 조직을 파괴시킨 후 해당 부위가 뼈로 대체돼 강직이 된다. 이후 뼈가 더 두꺼워져 충격에 약해지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 운동 능력이 저하된다.
자가면역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은 현재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고 관절 변형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다.
다양한 학회 활동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사진]를 만나 강직성 척추염 진단과 치료 및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시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가치를 조명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대비 젊은나이 발병 강직성 척추염, 조기 진단과 치료 중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19년 5만여명에서 2023년 5만5000여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3~40대 남성에서 많이 분포됐다. 같은 류마티스성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 호발한다.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령대인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질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강직의 진행을 빠르게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소염제 처방을 고려하게 된다. 소염제는 염증을 가라앉혀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소염제 처방을 통한 치료로 약 70%의 환자는 증상 완화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소염제가 듣지 않는 약 30% 환자의 경우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이 중 TNF-α(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는 자가면역계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로 오랜 기간 약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만 TNF-α 억제제를 비롯한 많은 생물학적제제들은 기존 소염제, 면역억제제 등과 비교해 약가가 비싸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한 것이 바이오시밀러다.
유럽에서 오리지널보다 점유율 더 높은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다.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개발 이후 독자적인 제형 램시마SC를 비롯한 다양한 항체의약품을 출시한 셀트리온에서 연구 개발했다.
유플라이마는 지난 2021년 2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시작으로 같은해 10월 15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승인이 완료됐다.
3상 임상 연구를 통해 효능·효과 및 안전성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을 입증한 유플라이마는 이탈리아, 영국, 헝가리 등 해외 국가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보다 더 많이 처방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휴미라를 포함 동일 성분 6개 의약품 중 유플라이마 점유율이 3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이상훈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많은 처방이 이뤄지는 유럽 국가들 사례를 볼 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증가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지널 대비 비용‧사용 편의성 측면서 이점 많은 유플라이마”
고농도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약제비와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큰 차이를 보인다.
약제비는 오리지널 대비 약 15%가량 적은 비용이 소요된다. 2주에 1회 투여 받는 아달리무맙은 평균적으로 1년 기준 약 26회 투여하게 된다. 오리지널과의 약가 차이를 고려할 때 1년 동안 환자 한 명당 약 107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유플라이마를 비롯한 아달리무맙은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 약제 보관시 냉장 상태를 벗어나 실온 상태가 되는 경우 실온 보관이 가능한 기간이 약제별로 상이하게 허가 승인됐다.
휴미라의 경우 14일간 실온에서 보관이 가능하지만 유플라이마는 최대 30일까지 가능하다. 출장이 잦거나 여행을 자주 다니는 환자에게 약제 보관에 대한 불편함을 많은 부분 해소해준다.
이 교수는 “유플라이마는 투여 편의성을 높인 약제로 약제비 부담을 느끼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부담을 일부 해소한다”면서 “의료진 및 환자로 하여금 새로운 치료제 선택지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