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체계와 병원 밖 돌봄 필요성 증대"
김미영 (사)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2025.03.02 19:27 댓글쓰기

한국 의료체계는 오랫동안 병원 중심 치료에 집중해 왔으나, 환자가 퇴원한 이후 병원 밖에서의 질환 관리와 돌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는 환자들이 병원을 떠난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돌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해 건강 유지와 삶의 질 향상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돌봄은 공식적인 지원보다는 개인이나 가정의 책임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환자나 노인은 중복 질환을 진단받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가정의 삶도 극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


"초고령화사회 진입, 돌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만성질환자 증가와 초고령사회로의 빠른 진입으로 인해 돌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치료와 돌봄이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되었지만, 만성질환자의 경우 치료와 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1형 당뇨를 앓는 아이의 가족이 평생 동안 아이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은 단지 1형 당뇨병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돌봄 부담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가족들이 경제적·정신적 압박 속에서 절망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일이 특정 계층이나 일부 가정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범한 가정도 장기적인 돌봄 부담과 의료비 증가로 인해 한순간에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가정이 붕괴되기도 한다.


따라서 병원 내 치료뿐만 아니라 병원 밖에서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데이터 활용한 '돌봄' 혁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과 의료데이터를 결합해 병원 밖에서도 환자와 돌봄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데이터 표준화 및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며,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적극 도입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런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기 위해 관련 제도와 정책이 마련돼야 하며, 환자와 보호자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문해력(health literacy)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울러 돌봄 대상자의 사용자 경험과 선호도가 서비스 개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환자가 일상에서 의료기기 등을 통해 직접 생성하는 건강 데이터(PGHD: Patient Generated Health Data) 표준화와 기존 의료데이터와의 통합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맞춤형 케어를 제공할 수 있다. 


또 환자와 보호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인식 개선 캠페인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돌봄에서 돌봄 대상자(환자)나 보호자 역할은 의료시스템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핵심적인 요소이다.


돌봄 대상자의 실질적인 요구와 어려움이 서비스 개발 과정이나 정책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논의와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의료체계는 병원 중심에서 벗어나, 환자 일상 속에서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 같은 변화가 진행될 때 우리는 돌봄 부담을 줄이고 보다 지속 가능한 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돌봄 대상자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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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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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힘내자! 03.03 22:45
    돌봄... 

    힘이있든없든...

    돈이있든없든....

    질병만으로도 힘든 삶을 살야하는 현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은 살수있게.. 

    의료체계가 바뀌길 바래봅니다...
  • Jun 03.03 21:22
    AI시대를 맞아 디지털 헬스케어로 복지사각지대의 환자에게도 돌봄이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새로운 알고리즘 적용을 통한 조금은 편안한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혜미 03.03 15:53
    항상 1형당뇨인들을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 내주시는 1형당뇨병 환우회 김미영대표님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1형당뇨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인슐린을 외부에서 주입해줘야하며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하여 저혈당,고혈당과의 싸움을 해야합니다.

    그래서 병원 내 치료도 중요하지만 병원 밖에서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로 진행되고 있는 질병입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적극 도입되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돌봄 대상자 건강과 삶의 질이 향상 되길 소망합니다.
  • 남매 03.03 15:51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제도로 좀 더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있어 효과를 볼 수있도록 변화가 꼭

    되길 바래봅니다.
  • 이애경 03.03 15:43
    꼭 필요한 정책입니다.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부탁드려요
  • 1형당뇨 03.03 15:35
    병원 밖 돌봄에 대한 지원방안이 좀더 현실적으로 바뀌어서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신가 03.03 14:57
    병원밖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의 의료시스템 지원을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도입은 국가 정책적으로 이루어져 병원밖 관리 환자들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환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시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 개인의 건강데이터와 의료데이터 통합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을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랍니다
  • 김기영 03.03 14:32
    가정과 병원과 국가가 다같이 해결해 나가는 큰 숙제이지 않을까 합니다. 작은 물줄기가 큰 바다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그린세상 03.03 14:27
    디지털 헬스케어가 중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1형 당뇨병은 상급 병원에서의 진료가 꼭 필요한 질환이고, 자기 부담금으로 먼저 의료 용품을 사야 하기에 경제적 부담은 날로 늘어나고 있어요. 어려운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는 시스템이 속히 개선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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