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전문의들이 "심부전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현행 중증도 분류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심부전 전문가 1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6.5%가 "현재 중증도 B군(입원일반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된 심부전을 A군(입원전문진료질병군)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장 전문가 대다수가 현재 심부전은 입원일반진료질병군(B군)으로 분류돼 암 등과 같은 A군 질환에 비해 의료적·재정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심부전은 5년 생존율이 암보다 낮고, 재입원율이 높은 고위험 질환이다. 그럼에도 현재 분류 체계는 중증 심부전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심부전을 A군으로 상향 조정해야 하는 이유로 ▲환자의 중증도에 걸맞은 의료자원 투입(89.3%) ▲의료진 인력·전문가 배치 필요(66.9%) ▲약물·기기 치료비 부담 경감(49.1%) 등이 꼽혔다.
특히 심부전의 악화로 인한 재입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래에서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현행 체계에서는 이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
급성 심부전 환자, A군 분류 필요성 대두
전문의들은 모든 심부전 환자를 A군으로 상향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도가 높은 환자군을 선별적으로 A군에 포함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료진들은 급성 악화로 응급실을 방문 환자군을 우선적으로 A군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의료진들의 분류 기준을 살펴보면 ▲급성 악화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42.6%) ▲급성 악화로 중환자실(ICU)에 입원한 환자(26.6%) ▲정맥 주사 이뇨제(IV Lasix) 투약이 필요한 환자(15.4%) 등이다.
이는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제한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심부전 전담 의료진 필요성 확대
또 의료진의 95.6%가 심부전 전문의가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응답했으며, 71.9%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심부전 환자의 치료 및 관리를 위해 전담 의료진의 배치와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심부전학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및 정책 당국에 심부전 중증도 분류 상향 및 의료 지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