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협상 구조 개선 없는 불합리한 수가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고 천명, 향후 건보공단과의 내년도 수가협상 추이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는 9일 성명을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SGR 모형을 폐기하고 합리적인 수가모형 개발과 공평한 협상구조 마련 등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의 대폭적인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공단은 연구를 통해 GDP 증가율 모형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적정한 수가 수준 도출에는 기존 SGR 모형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협회 뿐 아니라 공급자단체의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수가 협상의 가장 핵심인 밴드 결정 논의과정에 공급자단체 참여가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점,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 공식적인 소통 채널이 없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의협은 "이에 작년 수가협상을 끝으로 현행 협상 방식을 거부하겠다고 피력해왔지만, 공급자단체는 안중에도 없고, 국감에서 문제 제기된 수가계약제도 역시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수가협상 참여는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의료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의료 가치가 제대로 책정된 수가를 기대하는 의사회원들 바람이 무너진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수가협상이 당장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건보공단이 제시한 4개 모형과 재정위원회 소위원회 개최 시기를 앞당기는 게 기존 협상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협은 "건보공단 또는 언론매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 및 공공정책수가를 이유로 수가 협상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점도 협상 참여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그간 우 리협회와 의료단체가 수차례 지적해온 현행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의 가시적 변화가 없다면 비장한 심정으로 수가협상 참여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