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병원에 한정됐던 공중보건의사 배치 범위를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민간병원까지 확대하는 법안이 추진하는 데 대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의사 확보가 어려운 중소도시 민간병원 중 시·도지사가 정하는 병원에 공중보건의 배치를 가능케 해 보건의료 취약지역 주민에게 보건의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자 마련된다.
그러나 의료계는 공중보건의 자체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치 범위를 확대할 경우 의료취약지 보건소 및 기존 배치기관도 의사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의과 공중보건의사 수급 현황은 2014년 2379명에서 2024년 1209명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선발 인원도 2023년 904명, 2024년 642명에 이어 2025년에는 오는 4월 전역 예정인 510여명 보다 적은 250명의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 선발 계획을 발표했다.
공중보건의사의 절대적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필수 배치기관인 보건소 및 보건지소조차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4년 6월 기준 전국 138개 보건소 중 9곳에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되지 않았으며, 전국 1,223개 보건지소 중 558곳(45.6%)에는 공중보건의사가 충원되지 못하는 등 배치율이 현저히 낮다.
의협은 "이런 필수 배치기관도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간병원까지 배치를 확대하게 된다면 의료취약지역 공중보건의사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의료취약지역 주민들 접근성이 낮아져 장기적으로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 개정안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공중보건의사 부족은 물론 비효율적인 배치가 더 큰 문제"
또한 공중보건의사의 민간병원 배치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공의료기관과 달리 관리, 감독 부재와 업무 범위를 벗어난 역할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그러나 공중보건의사의 민간병원 배치는 병원의 운영 방식과 구조적 및 공중보건의사 부족 문제 등으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점진적으로 축소돼 왔다"고 부연했다.
실제 2024 공중보건의사제도 운영지침에서 군 지역 및 의사확보가 어려운 중소도시의 정부지원 민간 의료기관에는 공중보건의사를 신규 배치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단체는 "공중보건의사가 민간병원에 배치될 경우 일부 민간병원은 공중보건의사의 낮은 인건비를 악용해 지정된 업무 범위를 벗어난 진료에 투입하는 사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공중보건의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미비해 부당한 처우를 신고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등 공중보건의사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도 꼬집었다.
아울러 단순히 공중보건의사를 포함한 의료 인력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비효율적 인력 운영도 현재 발생하고 있는 지역 의료공백 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의협은 "부족한 지역 보건의료기관의 민간의사 채용 시도와 상당수 보건지소가 극히 적은 환자만을 진료하고 있음에도 공중보건의사를 배치하는 등의 비효율적 운영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필수의료기관조차 충분한 공중보건의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병원으로의 배치를 확대하는 것은 지역 내 필수 의료 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본래 목적과 어긋나며, 의료취약지역의 필수의료 제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공중보건의사 제도를 활성화시키고 지역 의료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중보건의 복무기간 단축 및 처우 개선이 반드시 선행됨과 동시에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실질적 인적·물적 지원이 추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