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무릎 정렬 따른 '관절염 위험' 규명
서울대병원 노두현 교수팀 "선천적 무릎 내반 정렬, 관절염 중증도 연관"
2025.04.01 17:54 댓글쓰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왼쪽), 김성은 연구교수. 사진제공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근골격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하버드대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연구 성과를 도출하며 정형외과 질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열고 있다.


특히 18건 이상 AI 기반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한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 김성은 교수팀은 최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20년간 수집된 1만7000여 건의 무릎 방사선 영상을 분석하고, 관절염이 생기기 전부터 흔히 'O'자형 다리로 불리는 내반 정렬를 타고난 무릎에서 관절염 중증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규명해 1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다리가 휜다’는 기존 인식을 넘어, 선천적인 무릎 정렬이 관절염 발생 및 악화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으로 국제학술지 '골관절 수술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4명 중 1명이 앓는 퇴행성관절염은 노화 등으로 뼈·연골·인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무릎에 흔히 발생한다. 이는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고 다리 모양을 변형시키기도 하는데, 통증과 변형이 심하면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효과적인 수술을 위해선 환자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무릎 정렬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해 '무릎 관상면 정렬(CPAK)' 개념이 활용된다. 


이는 타고난 뼈 구조를 바탕으로 관절염이 생기기 전에 무릎 정렬 형태를 추론하는 방법이다. 퇴행성 변화로 인한 왜곡을 배제할 수 있어 관절염 원인을 밝히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무릎 관상면 정렬과 관절염 진행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관절염 3~4기, 무릎 내반 정렬 특성 뚜렷


연구팀은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대규모 무릎 데이터를 분석하고, 방사선학적 변수를 계산했다. 이후 무릎 관상면 정렬에 따라 9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관절염 0~2기에는 유형Ⅱ(중립 정렬)이 가장 흔했지만, 관절염이 심각해질수록 유형Ⅰ(내반 정렬) 비율이 증가했다. 이 결과는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무릎에 심한 내반 변형이 유발될 뿐 아니라, 내반 정렬을 타고난 사람이 관절염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로 선천적인 무릎 변수를 비교한 결과, 관절염 3~4기 환자는 0~2기 대비 대퇴골 관절면 각도(LDFA)가 크고 경골 관절면 각도(MPTA)는 작은 경향이 확인됐다. 즉, 관절염이 심각한 환자일수록 내반 정렬의 특성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반면 두 변수는 연령이 증가해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어, 나이가 들어도 타고난 무릎뼈 모양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선천적인 무릎 구조를 의미하는 '무릎 관상면 정렬'이 관절염 고위험군을 예측하고, 조기 개입 여부를 평가하는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릎 관상면 정렬을 정밀하게 분류하는 연구팀의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맞춤형 관절염 진단·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두현 교수는 "AI 기반 연구를 통해 관절염 심각도에 따른 무릎 변형 연관성을 규명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특히 맞춤형 관절염 수술을 실시하기 위해선 무릎 해부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이 정형외과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다기관 공동 연구를 통해 5000여 개 엑스레이 영상을 학습한 고관절 골절 진단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정형외과 전문의보다 골절을 감지하고 분류하는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 의료 AI분야 혁신적 성과로 평가받으며 최근 국제학술지 '골관절 수술 저널' 에디터픽 연구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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