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리코박터 감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2차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항생제 내성 증가로 인해 기존 1차 치료제 효과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명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학술이사는 2월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20년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는데 조만간 다시 업데이트 돼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재명 학술이사는 "현재 헬리코박터 치료에 있어 제균율이 80%밖에 안 된다"며 "지금 쓰고 있는 2차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올릴 확률이 꽤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개정된 헬리코박터 감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생물질인 아목시실린과 클래리트로마이신, 위산억제제인 양성자펌프억제제(PPI)를 14일간 복용하는 '표준 3제 요법'을 1차 치료 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1차 치료법 실패 시에는 2차 치료법으로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과 테트라사이클린과 더불어 양성자펌프억제제와 반금속 물질인 비스무스를 14일간 복용하는 '비스무스 4제 요법'이 제시됐다.
그러나 클래리트로마이신에 대한 내성률이 상승하면서 표준 3제 요법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가 주도한 전국 다기관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에서 클래리스로마이신에 대한 내성률이 약 17.8%로 보고됐다.
이에 2차 치료 요법을 1차 치료부터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조준형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비스무스 약제를 1차 치료로 병용 투여하면 제균율이 최대 95%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이사는 "미국도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2차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피캡(P-CAB)이라 불리는 강력한 위산 억제제도 헬리코박터 감염 치료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에 이 같은 내용도 역시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20일 국제학술대회 개최…20개국 4000여명 참여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는 오는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HUG2025)를 열고 이 같은 치료 지침을 포함해 헬리코박터 및 위암 치료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를 각 대륙 선진 연구자들과 공유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국가 다양한 학회들과 협력, 국제적인 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와 함께 열리는 '한일 심포지엄'은 올해로 21회를 맞이하며 지속된 학술 교류 장(場)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과 일본 헬리코박터 연구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양국 위암 검진 프로그램과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법을 비교 분석하고, 치료 실패 시 대처법도 논의한다.
이 밖에 미국, 유럽 등 20개국 4000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헬리코박터 감염 치료 관련 최신 지견을 나누고 임상적인 접근법 등을 검토한다.
정훈용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우리 학회가 국제적인 학술 교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협력해 위암 예방과 치료의 혁신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