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전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조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뇌졸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심장내과 이병권 교수·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산부인과 육진성 교수팀은 최근 한국 여성의 조기 자궁절제술과 심혈관질환 위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뇌혈관질환은 전세계 여성 최대 36%가 경험하며, 여성 사망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심혈관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경이 중단되면서 헤마토크리트 수치(적혈구 용적률)와 저장 철분 수치가 증가,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끈끈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적혈구 응집에 의한 혈전 형성으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월경이 ‘정기적 사혈’ 효과를 일으켜 가임기 여성 심뇌혈관 질환 보호 효과를 가진다고 보고, 조기 폐경이 발생하는 또다른 요인인 외과적 자궁절제술을 시행받은 여성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40~49세 여성 중 135,575명을 대상으로 2011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평가해, 자궁절제술 그룹과 자궁비절제술 그룹 55,539쌍을 각각 평가했다. 이 참가자들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추적관찰됐다.
총 5만5539쌍을 약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1년에 자궁절제술 그룹에서 115건, 자궁비절제술 그룹에서 96건으로 자궁절제술 그룹이 심뇌혈관 질환 위험 측면에서 약 25%정도 높았다.
심근경색 및 관상동맥 재관류술 발생률은 그룹 간 비슷했으나, 뇌졸중 위험은 자궁절제술 그룹에서 약 30%가량 더 높았다.
이병권 교수는 “월경이 멈추면서 혈액 흐름 특성, 즉 혈유변학적 변화가 일어나게 돼 심혈관질환 발생이 높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이는 여성 뿐 아니라 정기적 헌혈을 유지하고 있는 성인들이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훨씬 적다는 이전 연구와도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 헌혈이 혈유변학적 인자 위험성을 낮춘다는 대규모 추가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헌혈을 통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전세계적 혈액 부족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의학협회저널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