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들 "연구시간, 작년 대비 36% 수준"
"진료 유지 급급해서 대학병원 의과학 연구역량 무너지는 상황" 개탄
2024.11.25 04:57 댓글쓰기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현 의료대란 상황으로 대학병원 연구 역량 붕괴를 우려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의학연구 미래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등 대학병원 의과학 연구역량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비대위가 지난달 12일~15일 자체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의학 연구에 할애하는 시간은 이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35.7%)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에 10시간을 썼다면 현재는 3.5 시간 밖에 쓰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비대위는 “연구 역량 하락은 곧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데에 보통 1년 이상 시간이 걸림을 고려할 때, 현재 상급종합병원 파행적 상황은 내년 이후부터 실제 연구 성과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교수들도 적잖은 상황"


이어 “당장 급한 진료 업무만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오랜 시일을 투자해야 하는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난다”며 “의대 교수 10명 중 7명은 24시간 근무 후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45%)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료량 축소 조치 등으로 사태 초기에 비해선 다소 나아졌으나 여전히 대다수 교수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여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작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우리나라 의학 분야 연구 논문 수는 세계 13위에 해당하지만 타 선진국에 비해 최근 몇 년간 정체 상태에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로 향후 연구 성과는 줄어들고 다른 국가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첨단과학 분야 연구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한마디에 연구 개발 예산이 삭감되고 인재들이 의대를 가기 위해 다니던 대학교를 그만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공계는 미래 연구 인재가 사라지고 의학계는 연구 역량이 소진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이것이 모두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2000명 의대 증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무너져버린 연구 역량을 복원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며 “의과학 연구 역량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지만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의학계 연구 역량은 10년 이상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료개혁이란 미명 아래 밀어붙이는 정책이 국가 미래를 책임질 연구 역량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알고 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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