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 단순 시간보다 체계적 교육이 핵심"
하은진 서울대병원 교수 "노동 방식 벗어나 교육 중심 새 패러다임 수련 필요"
2025.03.23 17:27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근무 시간이 길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순히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의대에서 열린 '더 나은 의료체계를 위해' 토론회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관련 발제를 통해 전공의 수련 과정이 단순히 길고 힘든 것이 아니라, 충분한 교육과 실습을 통해 의미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전문의가 되는 과정은 다양한 의료 기술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선배의 노하우를 익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선배가 환자를 어떻게 진료하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른 습득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 현장에서 경험할수록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해왔고, 전통적으로도 그렇게 여겨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시간이 길다고 해서 의미 없거나 착취라고 단정 짓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기간, 본인 개별 역량에 맞게 조정 필요"


하 교수는 단순히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수련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화‧기업화된 대학병원의 값싼 노동력으로서 전공의를 소비했던 것은 아닌가"라며 전공의 수련 환경이 교육보다는 병원 운영 방식에 좌우된 현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노동 시간을 줄이되, 수련 기간을 무조건 3년, 5년으로 정하기보다는 개별 전공의가 본인 의사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충분한 실력을 갖추면 조기 수료도 가능하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면 시간을 더 들일 수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련 과정이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의료기술을 익히고 임상 경험을 쌓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전공의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 속에서 정작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전공의 수련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 교수는 또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교육을 하면 교수들의 진료량이 줄 수밖에 없는데, 결국 수익과도 연결되는 문제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진료량이 줄면 인센티브가 낮아지고 월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줄어든 월급에 대한 보충을 교육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며 "병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전공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