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의대생들에게 오늘(21일)까지 미등록 시 제적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의대교수들이 학생들 피해를 우려하며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지금 가장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의대생들"이라며 "비록 미완의 단계라 할지라도 학업에 복귀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교수들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을 보며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며 "선배들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다음 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의 투쟁에 대해 미덥고 부족하겠지만 윗세대에 넘기고 학생들을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학업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생들에게 유급이나 제적을 적용할 경우 교수들도 교정에 교육자로서 설 수 없다"며 "이제 선배들이 나서고 교수들이 나설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다"고 선언했다.
정부·대학·정치권 질타…"학생 보호하라" 교수들 일침
교수들은 정부와 대학 총장 및 학장, 정치권에 대해서는 강하게 질타했다.
비대위는 교육부와 복지부를 향해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한 전체주의적이고 반자유적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며 "휴학은 본인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짚었다.
이어 "도저히 정상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휴학을 승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 정권이 독재정권, 파쇼임을 공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직하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의료계와 협력해 실패를 기회로, 현재의 의료상황을 역전시키는 의료정책을 제시하고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또 총장과 의대학장들에게 "광야에 나가 있는 학생들에게 원칙이라는 미명하에 제적을 운운하며 복귀를 권유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는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기성세대가 바로 잡지 못한 정책 오류를 지난 1년간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며 저항한 제자들을 지지해주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교수들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탄핵 정국에서 의료 문제에 대해 등한시 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계와 협력해 현안을 조속히 타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고려대는 의대생들의 복귀 시한을 21일 오후 5시로 정하고, 학생들에게 이때까지 등록 및 복학원서 제출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을 시 제적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