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대표이사 사장 이상준)이 최근 신규입사자 임금을 업계 평균으로 낮추는 방안을 도입, 실시코자 하면서 내홍이 일고 있다.  

14일 회사와 노조에 따르면 현대약품 신입사원 연봉은 동종 제약업계에서 높은 수준으로 책정, 양측 모두 개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행 방식에 있어 이견이 발생했다.  

갈등은 금년 임금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과정에서 촉발됐다. 회사가 금년 상반기 신규입사자 임금수준 조정을 위해 단체협약 갱신안을 제시했는데 노조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기존 직원에 불이익이 가지 않는 대전제 하에 갱신안을 제안했다”며 “기존 근로조건을 후퇴시켜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제시 갱신안에 따르면 단체협약 체결 이후 신입사원만 새로운 임금체계를 적용하게 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 노조 관계자는 “우리 회사 초봉이 높은 편인 것은 사실이고 하향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회사가 임의로 급여 테이블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금체계에 대해 기존 단체협약에 준해서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무시하는 방식은 노조 활동에 대한 위협으로 느껴진다”는 게 노조가 밝힌 거부 사유다. 

현대약품은 신입사원 임금 뿐 아니라 신입직원들의 연차·휴가 일수 축소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연차·휴가 일수를 연간 20일에서 15일로 조정하고 상한 일수를 25일로 적용하자’는 내용의 단체협약 갱신안도 노조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4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월차 휴가가 폐지된 대신 연차 휴가가 연간 10일에서 15일로 확대됐는데, 당시 현대약품은 단체협약을 개정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그 결과, 현대약품 직원들에게 기본 연차 20일을 부여되고, 휴가일수도 상한일 25일이 적용되지 않아 “법적 기준보다 과도한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많게는 38일까지도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해당 연차일수 조정 또한 단체협약 체결 이후 입사자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측 제안에 대해 노조 측은 “근로기준법 상위 사안을 근로기준법에 맞추려 하고 있다”면서 “회사가 임금 단체협약을 하는 게 아니라 노조를 압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향후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건강검진비용·장기근속수당 인상 등 노조가 요구한 여러 조건에 대해 비용부담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용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타협과 양보 원칙으로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