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년 여만에 필수의약품 지침을 갱신했다.
이번 개정판에는 다발성경화증, 심장질환, 암 등과 관련된 성인 의약품 24종 및 어린이 의약품 12종이 새로 추가됐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포함되지 못했다.
WHO는 지난달 26일 필수의약품 지침 개정판을 공개했다. WHO는 필수의약품을 ‘우선적인 의료 요구를 충족하는 의약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의약품과 관련된 질병 유병률, 공중보건 관련성, 효능, 안전성 등이 고려되며 2년마다 갱신된다.
WHO는 올해 개정을 통해 다발성경화증, 심장질환, 에볼라, 알코올 사용 장애 관련 의약품을 추가했다. 특히 다발성경화증의 진행을 늦추는 세 가지 의약품이 주목받았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80만명이 다발성경화증을 겪고 있다.
세 의약품 중 하나인 리툭시맙은 의료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다만 WHO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에도 효능과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혈관 복합제제인 폴리필도 새로 추가됐다. 스페인 제약사인 페레르가 스페인국립심혈관연구센터와 개발한 폴리필은 다수 연구를 통해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을 33%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됐다. 현재 폴리필은 25개국에 시판되고 있다.
이외에도 성인 만성 C형 간염 치료를 위한 라비다스비르, 다제내성 또는 리팜피신 내성 결핵 치료를 위한 프리토마니드 등 4개 감염병 관련 의약품도 추가됐다.
다만 비만치료제는 포함되지 못했다. 오젬픽,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는 당뇨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체중을 줄이기 위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며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그러나 WHO는 “임상적으로 장기적 이점과 안전성이 충분하지 않다”며 불포함 이유를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붕괴는 모든 국가가 품질이 보장된 필수의약품에 접근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WHO는 필수의약품에 대해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