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상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문제 해결 원리를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넘고 있으나 '목표설정, 전략수립, 실행, 전략수정'을 반복하는 문제 해결 능력만은 인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이 실제 인간과 같은 원리로 문제를 해결하는 '메타 강화학습 모델'을 구현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까지 인공지능에 이식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문제의 목표, 복잡도, 불확실성이 모두 변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동전 모으기'라는 과제를 주고서 매번 동전의 가치를 변화시키거나, 동전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데 때때로 어려움을 줘 복잡도와 불확실성을 높이는 식이다.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가자가 어떤 행동을 하고 뇌의 어떤 부분을 활성화하는지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를 100가지가 넘는 메타 강화학습 알고리즘과 비교 분석했다. 인간의 문제 해결 과정을 설명할 수학적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이렇게 찾아낸 알고리즘을 '정밀 행동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다시 검증했다.
이 알고리즘이 실제 인간의 행동, 뇌 신경 처리 과정과 비슷하게 구현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거듭해 인간의 추론 과정을 재현하는 '메타 강화학습 모델'을 도출했다.
복잡성과 불확실성 정도에 따라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쓰는지 신경 안 쓰는 '모델 프리 강화학습'과 상대가 어떤 전략을 쓰는지까지 알아내려 하는 '모델 기반 강화학습'을 선택하는 모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뇌 전두엽의 한 부위인 복외측 전전두피질 신경이 활성하는 점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인간만이 가진 핵심 요소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이식하는 기술이 이제 첫발을 뗐다"며 "이 기술이 완성되면 지능을 공학적으로 분해하고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동재 박사과정생과 박건영 석사과정생이 주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과의 국제 공동연구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1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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