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가 1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2018년부터 매출이 전무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집행되는 연구개발(R&D)비로 인해 유동성 자산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자금 조달에 나섰다.
메드팩토는 이사회를 열고 약 1159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신주 수는 보통주 1250만주이며,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9270원이다.
1주당 신주 배정비율은 0.5906579주이며, 신주 배정 기준일은 10월 5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2월 28일이다. 주주배정후 실권주는 일반공모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조달한 자금을 백토써팁 등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등 연구개발 비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라며 "이번 조달로 재무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곳은 회사 주요 파이프라인인 백토서팁의 대장암 임상2b/3상이다.
메드팩토에 따르면 2024년~2028년까지 예상되는 백토서팁 대장암 임상2b/3상 연구개발 비용은 약 1000~1750억 원이며, 2024~2026년 상반기까지 필요한 자금은 약 450억 원이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으로 전체 연구개발 비용의 약 40%를 메꾸겠다는 계획이다.
백토서팁 골육종 임상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백토서팁은 미국에서는 2021년 8월에, 유럽에서는 2023년 7월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메드팩토는 한국에서 임상 2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희귀의약품 지정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이 완료되면, 2025년에는임상 2상을 미국, 한국, 유럽에서 진행한 후, 해당 임상 2상 결과를 제출해 미국, 한국, 유럽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24년부터 향후 2년간 총 100억4000만 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메드팩토는 자금 조달을 통해 임상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백토서팁과 후속 파이프라인을 통해 매출을 확보하길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매출이 전무한 가운데 영업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파이프라인 개발과 상업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메드팩토는 2018년 102억 원, 2019년 132억 원, 2020년 278억 원, 2021년 295억 원, 2022년 372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적자는 1179억 원에 달한다.
또 메드팩토가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자산은 130억 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현재 계약상 지출이 예정돼 있는 연구개발비를 고려했을 때, 자금 조달이 없으면 내년 상반기 내 유동성이 고갈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매출 발생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백토서팁 외에 다른 파이프라인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 중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