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에이아이트릭스가 경쟁사 뷰노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에서 일부 성립과 기각 심결(결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특허심판원은 지난달 26일 에이아이트릭스가 뷰노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에 대해 이 같은 심결을 내렸다.
이번 심판 대상이 된 특허는 뷰노가 각각 2018년과 2019년 출원한 두 가지로 '피검체 소정 증상의 발생을 예측하기 위한 예측 결과를 생성하는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장치'와 '피검체 치명적 증상의 발생을 조기에 예측하기 위한 예측 결과를 생성하는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장치' 등이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지난해 2월 이들 특허 중 일부 항목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며 특허심판원에 심결을 청구했다.
이에 특허심판원은 심판 절차를 거쳐 피검체 소정 증상에 관한 특허는 기각하고 피검체 치명적 증상에 관한 특허는 일부 성립과 일부 기각으로 심결했다.
특허무효심판은 특정 특허 유효성을 다투기 위해 진행되는 행정적 절차다. 특허가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경우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신규성 및 진보성, 특허법 위반 등을 검토한다.
특허심판원은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단되면 기각, 무효하다고 판단되면 무효 결정을 내린다. 이 결정에 불복할 경우 특허법원이나 대법원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이아이트릭스와 뷰노는 모두 체온, 호흡, 맥박, 혈압 등 활력 징후(Vital Signs)를 분석해 심정지 발생을 조기에 예측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뷰노가 개발한 '뷰노 메드-딥카스'(VUNO Med-DeepCARS)는 2021년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현재 국내 18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10여 개 병원에 도입됐다.
에이아이트릭스가 개발한 '바이탈케어'(AITRICS-VC)는 2022년 10월 허가를 받고 90여 개 병원에 도입된 상태다. 특히 이 두 솔루션 모두 비급여 처방이 가능,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두 기업 솔루션 가장 큰 차이는 수집하는 데이터에 있다.
뷰노 메드-딥카스는 전자의무기록(EMR)에 입력된 5가지 활력 징후와 나이, 측정 시간을 분석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알려주고 바이탈케어는 총 19가지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상태 변화를 예측한다.
이번 특허무효심판 결과가 일단 '무승부'로 나왔지만 두 회사 간 분쟁이 종결될지는 미지수다.
특허심판원 결정에 불복할 경우 특허법원 및 대법원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향후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 분쟁은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특히 시장 초기 단계인 의료 인공지능 분야는 더욱 그렇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이 과정에서 법적 공방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양 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