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음성인식 솔루션에 이어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을 매각했다. 생체신호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이예하 대표 의지가 반영된 행보라는 해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뷰노가 34억원대 코어라인소프트 주식 및 출자증권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주식 수는 약 43만주, 보통주 전환 시 지분 비율은 약 3.23%다.
이번 주식 취득은 뷰노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렁CT AI(VUNO Med-LungCT AI)'를 코어라인소프트에 양도하는 자산양수도 계약에 따른 것이다. 뷰노는 이번에 취득하는 주식 대금 대부분을 솔루션 양도 대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뷰노메드 렁CT AI는 폐 질환 진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으로 초해상도 알고리즘을 적용해 폐결절을 정밀하게 탐지하며, 위치, 크기, 부피 등의 정량화 정보뿐만 아니라 상세 리포트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2024년 1월 일본에서도 보험 급여 대상으로 등재됐다.
뷰노가 사업을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뷰노는 앞서 2022년 9월 인공지능 음성인식 솔루션 사업을 퍼즐에이아이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뷰노는 퍼즐에이아이 주식 1만2500주를 25억 원에 취득하면서 '뷰노메드 딥ASR(VUNO Med-DeepASR)'을 양도했다.
뷰노메드 딥ASR은 의료진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자동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국내 주요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엑스레이(X-ray), MRI, CT, PET-CT 등 영상 판독 및 수술기록 작성에도 사용된다.
뷰노가 사업을 매각하는 이유는 생체신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란 해석이다.
뷰노가 생체신호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최대주주인 이예하 대표이사[사진] 의지가 반영됐다.
뷰노는 삼성전자종합기술원 AI 연구팀 출신인 이예하 대표, 김현준 전 대표, 정규환 전 CTO가 2014년 공동 창업한 회사다.
이들 3인은 의료 영상과 생체신호를 아우르는 다양한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해 왔으나, 그 중 이 대표는 특히 생체신호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뷰노 사업 방향이 명확해진 것은 2022년 공동 창업자들이 회사를 떠난 이후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2020년까지 대표이사를 맡다가 잠시 직위를 내려놓고 2년간 이사회 의장 및 생체신호그룹 그룹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2022년 2월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생체신호 사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를 보여왔다. 특히 그 해 김현준 전 대표와 정규환 전 CTO가 회사를 떠나면서 이러한 사업 방향은 더욱 명확해졌다.
뷰노 생체신호 분야 대표 제품으로는 '뷰노메드 딥ECG(VUNO Med-DeepECG)'와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가 있다.
뷰노메드 딥ECG는 심전도 측정 장비로 심장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환자 심박수 및 생체신호를 분석해 심정지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다.
여기에 2023년 3월 만성질환 관리 브랜드 '하티브(HeartiV)'까지 출시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티브는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P30'을 포함해 혈압계, 체온계 등 가정용 의료기기 3종과 건강관리 모바일 앱으로 구성된 브랜드다.
뷰노 이예하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의료AI 산업은 이제 태동기를 지나 초기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국내 우수한 인공지능 기업들이 주력 사업을 고도화해 나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며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