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 기업 휴마시스가 소액주주들과 겪고 있는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주주들은 경영진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촉구했고, 회사 측은 이에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5일 휴마시스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김 모씨의 일방적인 주장과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남궁견 휴마시스 회장은 "김 모 씨가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경영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주가 누르기 의혹 등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악의적인 주장을 통해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법적 조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주주 활동을 넘어서는 도를 넘는 주장과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휴마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 주가 누르기 및 조작 등 불공정 행태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감독원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남궁견 회장이 휴마시스를 인수한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경영진이 자전거래 및 공매도 세력과 결탁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자전거래로 보이는 거래 내역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며 "프로그램 매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키는 정황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11월 회사 측과 면담을 진행했으나 남궁견 회장이 약속했던 주주가치 제고 및 사업 확대 노력이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기존 진단키트 사업과 짐바브웨 리튬 광산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을 약속했으나, 오히려 회사를 매각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는 소액주주를 기만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남궁견 회장, 인수 후 또 다시 소액주주와 갈등 직면
휴마시스가 소액주주들과 겪는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휴마시스는 창업주 차정학 전 대표가 이끌던 당시 소액주주들과 끊임 없는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소액주주연대는 차 전 대표를 상대로 소송전을 불사하는 등 날선 대립각을 이어왔다.
분쟁이 소강 상태를 보인 것은 현 남궁견 회장이 휴마시스를 인수하면서다.
남궁 회장은 2023년 1월 미래아이앤지 자회사 '아티스트코스메틱'을 통해 휴마시스를 인수했다. 미래아이앤지는 남궁견 회장이 지분 97.98%를 보유한 '남산물산' 자회사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휴마시스 창업자인 차정학 전 대표의 지분(7.65%)을 650억 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남궁 회장은 차정학 전 대표가 소액주주연대와 겪어오던 분쟁을 해결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했다. 당시 소액주주연대도 남궁 회장에 적잖은 기대감을 걸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체제 변화 후 1년여 만에 또다시 주주들과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소액주주연대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으며, 휴마시스 역시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2000년 설립된 휴마시스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진단키트를 판매하며 급성장을 이룬 기업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92억원 수준이었지만 22020년 457억원으로 뛰었고, 2021년에는 3218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2022년에는 4713억원으로 늘어나며 가파른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여느 진단회사와 마찬가지로 엔데믹에 접어들자 매출은 크게 줄었다.
휴마시스는 2023년 매출액 138억원, 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매출액 254억원, 영업손실 102억원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 하락에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실제 휴마시스는 코로나19 당시 주가가 3만원대를 훌쩍 넘겼으나 현재 천원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