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질환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휴런이 C레벨(최고위 경영진) 임원들의 잇따른 퇴사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C레벨이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직함에 C(Chief)가 들어가는 고위 경영진을 말한다. 기업 핵심 인력인 만큼 이들 공백은 사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6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휴런이 최근 최고사업책임자(CBO)에 문영선 이사를 선임했다.
문영선 이사는 2023년부터 휴런 제품 및 임상 마케팅팀 이사로 근무해왔다. 을지대학교 의료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지멘스 헬시니어스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의료AI 기업 루닛에서 임상 마케팅을 총괄했다.
휴런은 문 이사가 보유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경험과 영상의학·의료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 이사는 "휴런 AI 솔루션이 전 세계적으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최고사업책임자로 선임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휴런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매출 성장을 원활히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략 설정과 실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C레벨 임원 연이어 이탈…조직 개편 vs 내부 문제
이번 인사는 기존 CBO를 맡았던 박찬익 부사장이 이달 초 퇴사하면서 이뤄졌다.
박 전(前) 부사장은 지난 2023년 6월 휴런에 합류해 뇌신경 질환 진단 AI 솔루션 사업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의료AI 대표 기업 루닛에서 국내외 사업 개발과 임상 마케팅을 총괄하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입됐으나 이달 초 회사를 떠났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C레벨 임원들의 연쇄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일리메디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신명진 COO를 시작으로 황인호 CFO, 강은실 CSO 등 주요 경영진이 회사를 잇달아 떠났다.
이들 퇴사가 회사 내부 문제로 인한 것인지 단순 인사 개편 일환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핵심 인력 이탈은 조직 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조직 안정성은 투자자 신뢰에 직결…회복 급선무
휴런은 2017년 신동훈 대표가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창업한 기업이다.
기존 의료AI 기업들이 공학박사 중심으로 설립된 것과 달리 임상의(MD)가 주도적으로 창업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
설립 이후 꾸준한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해왔다. 주요 투자사로는 메가인베스트먼트(J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HB인베스트먼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에스텍파마, 로그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특히 아주IB투자는 2019년 시리즈A, 2020년 시리즈B에 이어 2021년 프리IPO 투자까지 진행하며 총 190억원을 휴런에 투자했다.
메가인베스트먼트도 시리즈A와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며 휴런 성장을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C레벨 임원들의 잇따른 퇴사와 함께 조직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향후 투자 유치와 성장세 유지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내부 조직은 지속적인 투자 유치와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며 "C레벨 임원들은 기업 핵심 인력인 만큼 지속적인 이탈은 조직 안정성과 투자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