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토록 유도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간호계가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병상 수가 줄어드는 만큼 간호인력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신규 간호사 채용 한파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간호계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47개 상급종합병원의 약 90% 수준인 42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해당 병원은 중환자실과 소아·고위험분만·응급 등 병상을 제외한 일반병상 총 3186개를 감축해야 한다.
이혜영 이사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시행으로 주요 병원들이 병상을 줄이고 있다. 대부분의 큰 병원들이 6인실을 4인실로 바꾸거나 일부 병상을 닫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사실 의정 갈등 이후 병상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환자 중등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에 기능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병상수가 줄어들면 간호인력도 같이 줄일까봐 많은 이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실제로 어떤 병원은 인사팀에서 '간호인력 다시 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 병원은 아직 그런 얘기는 없지만 간호사 발령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2025년도 간호대생 채용 인원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채용된 간호사 10명 중 7명이 발령이 연기됐으며,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은 내년 모집 계획마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사는 "학생들이 취업을 못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대부분 병원 채용 인원이 줄면서 신규 간호사 지원자도 예년에 비해 훨씬 우수한 학생들이 많다고들 하더라. 그런데 채용 인원이 줄면서 떨어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간호대 정원도 늘린다고 하는데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조윤수 회장은 간호사들 고충과 간호법 제정 이후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서울시간호사회는 5만8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한간호협회 지부 중 회원이 가장 많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회원들에게 와닿는 혜택들을 고민하고 이를 시행코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 모두의 권익 향상과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간호 전문직 능력 향상에 최선을 기울이겠다"며 "간호법이 통과된 이 시점에서 진정으로 간호사들을 위하는 2025년이 되고자 한다. 믿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