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료기관 현지조사에서 관계서류 제출 위반으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의원에 대해 법원이 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복지부가 제출명령을 위반했다며 처분 근거로 삼은 서류가 이미 다른 자료를 통해 증빙됐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이상훈)는 의원을 운영하는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손을 들어줬다.
앞서 지난 2018년 복지부는 이 사건 의원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관련해 ▲진료(조제)기록부 ▲본인부담금 수납대장 및 접수대장 ▲비급여 항목 및 수진자별 비급여 징수대장 ▲의약품 및 진료용 재료 구입에 관한 서류 ▲요양기관 일반현황 및 인력현황 ▲기타 현지조사 필요한 서류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제출명령에 따라 A씨는 ‘본인부담금 수납대장’으로 이번 사건 전산상 수납내역을 모두 제출했다.
또 현지조사팀에서 환자들 개별 카드전표 제출도 요구하자 직접 보관하고 있던 카드전표도 냈다.
그런데 현지조사팀에선 다시 수기로 작성한 이 사건 일일마감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이 사건 조사대상이간인 2017년 7월~2018년 8월 사이 제시된 일일마감표 중 총 78장(78일분)만 제출했을 뿐, 나머지는 폐기처분 했다는 이유로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복지부는 "A씨가 제출해야 하는 본인부담금 수납대장에 해당하는 일일마감표 중 일부만 냈다"는 이유로 제출명령을 위반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에게 1년의 의료급여기관 정지처분을 내렸고, 불복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현지조사팀에서 제출을 요구한 ‘일일마감표’의 경우, 보톡스나 스킨케어 등 일부 비급여 진료에 해당하는데 의원 전산시스템상 수기 입력이 더 편리해서 별도 관리한 것 뿐이라고 항변했다.
단순히 환자 현황과 매출을 파악하기 위한 보조자료로 ‘본인부담금 수납대장’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애초에 ‘일일마감표’의 작성 및 보존 의무조차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일일마감표 내용 대부분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모두 제출한 전산상 수납내역에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산상 수납내역에서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은 단지 코드가 부여돼 있지 않은 ‘레이저, 스킨케어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수납내역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이 사건 일일마감표 내용을 대부분 담고 있는 전산상 수납 내역이 모두 제출된 이상, 이 사건 조사대상기간에 해당하는 ‘본인부담금 수납대장’ 대부분이 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산상 수납내역에 허위의 내용이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일일마감표 중 일부만을 제출한 행위가 위법성을 가진 법 위반 행위라고 볼 만한 사정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복지부에 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