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영하고 있는 일산병원이 지난해 의료이익에서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개원 이래 거의 모든 해마다 의료손실을 내고 있다.
최근 건보공단 일산병원이 공개한 2019년도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일산병원은 지난해(20기) 2671억에 달하는 의료수익을 냈지만 의료비용이 2777억 가량을 기록하며 105억의 의료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도(19기)에도 의료수익 2464억, 의료비용 2560억으로 95억원의 의료손실을 냈다.
일산병원의 의료사업 손실은 사실 개원때부터 지속돼 온 현상으로, 2016년도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의료손실 비용이 늘고 있다. 2017년에는 54억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95억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05억을 기록한 것이다. 2016년에는 의료수익(2160억)과 의료비용(2141억)에 큰 차이가 없어 적자를 면했다.
그러나 경상이익은 흑자를 기록했다. 즉 의료사업에서는 적자를 봤으나 이를 의료외수익으로 충당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업외수익 항목이 268억, 사업외비용이 135억으로 총 27억의 당기잉여금이 발생했다.
사업외수익 가운데서는 시설운영수익이 116억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장례식장 수익 83억을 비롯해 주차장 및 매점 운영, 식당운영 수익 등이다.
연구사업 수익도 73억 가량으로 비중이 높았고 기부금 수익 등 기타 수익이 28억, 임상시험 수익 13억 등이었다. 병원은 2018년에도 233억의 사업외수익을 거둬 19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
일산병원 적자 지속 원인은 저수가?
건보공단 일산병원의 의료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은 의료계가 주장하는 "원가 이하 진료수가" 주장에 힘을 보탠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공단이 건보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는 일산병원의 의료수익이 적자라는 사실은 진료수가가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저수가임을 의미한다”라며 “정부와 공단은 민간의료기관들의 줄도산과 폐업이 바로 눈 앞에 있음을 직시하고 적정수가 보장에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건보공단이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일산병원 원가계산시스템 적정성 검토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안 연구결과 검사료,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 이학요법료, 정신요법료 등은 원가 이상이었다.
하지만 진료영역 중 가장 중요한 진찰료와 입원료는 원가의 절반 수준인 50.5%와 46.4%에 불과했고 전체 평균 역시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78.4%로 나타난 바 있다.
또한 요양기관 종별 추정 원가보전율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에서 각각 84.2%, 75.2%, 66.6%, 62.2%에 불과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일산병원의 비급여 진료 비율은 10%도 안된다. 일반 의료기관의 절반 수준이다. 진료비 증가율 추이도 낮은 편이다.
다른 의료기관과의 진료행위 패턴이 다르고 현재 일반 의료기관의 원가자료가 공개되고 있지 않은 만큼 일산병원의 자료만을 근거 삼아 전체적인 저수가 문제를 지적하기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의료계가 공단에서 요구하는 ‘원가 자료 공개’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상 적정수가를 둘러싼 의견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