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주방가전 업체 자이글이 코스닥 상장 이후 이어오는 ‘만성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뷰티·헬스케어에 이어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과거 친환경 적외선 그릴을 앞세워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던 신화를 재현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자이글은 냄새와 연기를 동시에 빼는 그릴을 출시하면서 생활가전 업계에서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주부들의 로망’으로 불리던 자이글은 창업 7년째인 2015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며 빠른 속도로 외형성장을 이뤘고 성장 기세를 몰아 2016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그러나 생활가전 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후속작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점차 성장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자이글은 2017년 매출이 824억원으로 떨어지더니 2018년 매출 558억원, 영업익 -6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2019년에는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244% 증가한 -156억 원을 기록하며 분위기는 더욱 침체됐다.
자이글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뷰티·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했다.
회사는 2018년 뷰티·헬스케어 브랜드 ‘ZWC’를 선보이며 공기 중 산소와 질소를 분리해 고농도 산소를 만드는 산소발생기를 비롯해 각종 미용기기와 화장품을 줄줄이 출시했다.
특히 중국 법인을 매각하는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그동안 구축해온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분위기를 전환에 성공했다.
실제 자이글은 뷰티·헬스케어 사업 비중을 기존 2.7%에서 34%로 대폭 확대하면서 매출 180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회복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는 올 초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4억 원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침체기를 타개하기 위해 의료기기 사업에 승부수를 건 상황이다.
27일 자이글은 바이오메디칼 브랜드 홈페이지 ‘자이글 온’을 오픈하고 기존 산소케어 사업부를 바이오메디컬까지 확장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통증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고주파 치료기, 관절치료기 등을 개발해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겠단 구상이다.
자이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건강 제품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기존에 진행하던 의료기기 제품 출시에 맞춰 바이오메디컬 신규사업부 론칭과 홈페이지를 오픈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제품 판매증진을 위한 오프라인 전시는 물론 고객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관련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전담 부서와 별도 영업 진행을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하며 사업구조와 영업체질 개선, 사업 역량 강화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가전사업에서 맥을 추리지 못한 자이글이 의료기기 분야에서 설욕을 씻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