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의료원이 의지를 갖고 추진했던 칭다오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기약 없이 공전하고 있다.
칭다오세브란스병원은 우리나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진출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외교부, 보건복지부, 현지 총영사관 등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던 사안이다.
연세의료원은 “코로나19 진정세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6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연세의료원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칭다오세브란스병원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칭다오세브란스병원 건립은 지난 201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의료원과 신화진(新華錦)그룹이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16년 3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면서 건립을 구체화시켰다.
양측은 칭다오세브란스병원을 중국 칭다오시가 친환경 신 도시구역으로 조성한 약 350만㎡(105만여 평) 규모의 국제생태건강시티 내에 지상 20층·지하 4층, 1000병상 규모로 세울 예정이었으나, 착공식 후 부지 변경 문제가 대두돼 중국 정부가 산둥성 칭다오시의 현급시인 지모시(即墨市)에 건립 중인 병원을 이용토록 방향을 틀었다.
연세의료원-신화진 그룹 간 사업 추진에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권리·지분 등도 복잡해지게 된 셈이다.
당시 연세의료원 측은 보건복지부에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로 개원이 늦춰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 이마저도 사실상 어렵게 된 셈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정이 계속 밀리는 상황”이라며 “중국 지방정부에서 통제가 이뤄지다보니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길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병원 설립 규모도 1000병상에서 1500병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는데, 현재 상황에서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닌 실정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지금은 규모가 중요한 상황은 아니다. 1000병상 규모는 라오산구에서 계획했던 것이고 지모시는 1500병상 정도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외교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도 칭다오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2일 류자이 중국 산둥성 당서기 오찬 자리에서 조세영 전 외교부 1차관은 칭다오세브란스병원이 성공적으로 개원할 수 있도록 산둥성 정부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도 병원 설립 시 의료장비 도입 및 수련병원 지정, 병원 종별 규제 등 해결을 위해 막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