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와의 갈등은 물론 업체들 난립 등으로 사업 확장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업체 대표가 EMR 연동을 위해 업체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사업 ‘지속성’을 위해 EMR 연동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EMR 연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EMR 업체들은 기존 업체와 연계보다는 자체 플랫폼 육성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움직임이 실효성을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의료 IT업계에 따르면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최근 EMR 업체들을 접촉했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장 대표가 EMR 업체 대표들에 연락해 연동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경우 EMR과 연동하지 않으면 자생하기 어렵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EMR은 의사들이 환자 인적 사항과 진료 기록을 입력해 저장하는 의료전산시스템의 핵심 소프트웨어다. 진료 시작부터 처방 등을 포함해 의료기관으로서는 민감한 진료비 심사 청구까지 이를 통해 이뤄진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필사적인 이유는 EMR 연동 없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참여한 의사의 경우 EMR이 연동되지 않을 경우 환자 인적 사항 등을 일일이 다시 기록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참여한 의사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진료 및 처방 건수가 ‘한 두 건’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1인당 건수가 늘어날수록 EMR 연동 없이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지난 5월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HIRA Research’에서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 연구진도 “원격진료 플랫폼은 진료기록, 환자데이터 수집과 관리, 처방기록 등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EMR과 연계돼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EMR 업체들이 닥터나우 등 플랫폼 업체들과 협력할 이유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비대면 진료 시장 규모가 얼마나 성장할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 논란이 있지만, 이미 EMR을 가지고 있는 만큼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제화만 된다면 언제든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며 “비대면 진료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으나, 현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닥터나우 측은 “업계 교류 차원의 만남이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단순히 인사차 만난 것이 전부”라며 “EMR 같은 경우 연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으나, 당장 해당 업체들과 이를 계획 중이인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한편, 닥터나우는 의약계와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 등으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닥터나우의 '원하는 약 처방받기(현재 종료)' 서비스가 전문의약품 광고 금지, 의약품 판매 알선·광고 금지, 직접 진찰 의무 등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