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토종 신약 실적이 우리나라 시장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제품이 있는 반면 일부 품목은 전혀 매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신약 중 시장성이 없어 허가를 취하하거나 명맥만 이어가는 품목도 상당수 있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신약 목록에 이름을 올린 의약품은 총 36개다. 1호 국산신약은 1999년 허가된 SK케미칼의 선플라주였으며, 가장 최근 허가된 품목은 대웅제약 엔블로정이다.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현재는 자진해서 허가 취하를 선택하거나 생산이 중단된 품목도 적잖다.
1호 신약인 선플라주를 비롯해 제피드, 리아백스, 시벡스트로정, 시벡스로주, 올리타 등이 허가를 취하했다. 밀리칸과 슈도박신도 생산을 않기로 해 시장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제품이 됐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해 신약으로 등재됐어도 경쟁 제품 대비 우월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일부 국산신약은 시장성이 없어 철수했지만 몇몇 제품은 국내 처방약 시장에 안착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30호 국산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은 2022년 원외처방시장에서 125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성장한 수치다.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서 PPI제제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 올해는 작년보다 증가한 실적이 예상된다.
19호 신약인 보령 카나브도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작년 처방액은 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카나브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까지 합하면 처방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12호 대원제약 펠루비, 14호 일양약품 놀텍, 19호 LG화학 제미글로 등은 연간 처방액이 4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펠루비 처방액은 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펠루비는 아직까지 제네릭이 시장에 등장하지 않아 독점 체제를 유지한 것이 꾸준한 성장의 배경이 됐다.
다만 현재 제네릭 출시를 위해 종근당과 휴온스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놀텍은 작년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처방액이 4% 늘었다. 지난해 리베이트 관련 약가가 인하됐음에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 제미글로는 389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다만 제미글로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까지 포함하면 처방액이 1000억원을 상회, 대표 품목 역할을 하고 있다.
20호 종근당 듀비에는 218억 처방액으로 전년 수준 처방액을 유지했다. 종근당은 듀비에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어 처방액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6호 동아제약 슈가논은 지난해 129억원 처방액으로 전년보다 소폭 실적이 줄었다. 다만 슈가논을 기반으로 한 복합제는 처방액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어 단일제와 복합제를 합한 실적은 3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2022년 출시 대웅제약 34호 펙수클루 성장세 주목…유한양행 항암제 렉라자 두각
지난해 출시된 대웅제약 34호 펙수클루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케이캡과 같은 P-Cab 계열 신약으로 출시 첫해 119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펙수클루는 매월 처방액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조만간 회사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측된다.
31호 유한양행 렉라자는 95억 처방액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4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폐암 2차치료제로 쓰이고 있으나 조만간 1차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처방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18호 슈펙트와 28호 베시보는 각각 18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22호 아셀렉스는 14억원으로 전년보다 처방액이 32%나 쪼그라들었다.
2호 이지에프외용액, 4호 큐록신, 5호 팩티브, 9호 레박넥스, 11호 레보비르, 16호 피라맥스, 23호 자보란테 등은 국산신약이라는 지위가 무색하게 연간 처방액이 10억원을 밑돌았다.
한편, 비급여 의약품이나 원내 처방만 되는 일부 항암제 등은 원외처방액이 잡히지 않아 실적이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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