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의협 집행부, 간호법 등 대응 실패"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 "13개 단체 파업 돌입하면 상당한 파장 예상"
2023.04.14 06:45 댓글쓰기

"수술실 CCTV를 비롯해 간호단독법, 의료인면허취소법 등 각종 의료 현안들이 긴박하게 돌아간다. 국회 본회의 상정 등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는데 잘 풀렸으면 좋겠다."


지난 2021년 4월 대한의사협회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박성민 의장[사진]은 어느덧 임기가 절반을 지나 1년 남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이란 큰 산을 넘었지만 한의사 초음파 사용, 간호법 및 의료인면허취소법, 의대 정원 확대 등 각종 현안들로 인해 숨돌릴 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의료계를 화합과 협력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 받는 박성민 의장을 지난 11일 의협 출입기자단이 만나 2년을 회고하고,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Q.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필수 집행부 회무에 대해 신뢰를 보냈는데, 아직도 그 평가가 유효한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이필수 회장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했다. 투쟁이 아닌 대화와 소통으로 회무를 하겠다는 후보시절 공약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호법과 의사면허박탈법 이슈가 터지면서 대응에 실패했다고 본다. 사실 이전 집행부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현 집행부가 떠안은 일이지만, 두 법안이 모두 법사위를 넘어 직회부된 것은 문제다.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이유다.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의 대화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Q. 그렇다면 비대위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나

잘하고 있다고 본다. 비대위가 구성되면서 비대위원장이 천막 농성을 시작했고, 현 집행부에서 하지 않았던 전국 동시집회, 단식과 같은 격한 투쟁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현 집행부와도 잘 협력하고, 13개 보건의료복지연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저와 운영위원회는 비대위가 두 법안을 저지할 수 있도록  예산과 각종 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Q. 일각에선 비대위 투쟁방식이 기존 이필수 집행부와 비슷하다며 '무용론'을 피력한다

그런 비판도 있을 수 있다. 다만, 비대위 투쟁이 어느 정도 한계는 있다. 전권을 위임 받았다고 하지만 의협 집행부, 13개 보건의료복지연대와 함께 조율해야 하고, 총파업 논의 등도 쉽지 않다. 그러나 대의원회는 비대위 구성 자체가 의미있고, 비대위 활동이 대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Q. 총파업에 대해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는지. 파업에 들어간다면 참여율 제고 방안은 

운영위원회에서 파업을 안건으로 논의한 바 없다. 두 법안 저지를 위한 방법으로 거론되긴 했다. 문제는 투쟁의 대상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대 입장 표시로 파업을 하지만, 정부에 부담을 주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고민이다. 총파업 여부나 참여율 제고에 관한 것은 비대위와 집행부의 역할이다. 하지만 13개 단체가 공동파업에 나선다면 파장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 회장 선거 간선제 전환, 진지한 검토 필요"

"복지부 의사인력 확대 논의 제안…현실적으로 수용 어려워"


Q. 의협 정기대의원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 주요 안건은

예년과 거의 같다. 각 분과에서 수가 개선, 건정심 구성 개편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올해 새롭게 제안된 안건은 '간선제 전환'이다. 지금껏 3번 직선제를 실시했는데, 대표성이 있는 리더를 뽑는데 효과적인 제도인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4만 회원 중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인원은 2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상 6000명 정도의 지지를 받으면 당선이 될 수 있다. 정당성이 부족하다보니 임기 내 탄핵안이 올라온다. 이제 간선제를 테이블에 올려 논의할 때가 됐다고 본다. 


Q. 대의원 수가 적다

현재 대의원 수가 240명 정도인데, 간선제로 바꾼다면 300~350명 정도로 증원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대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는 계속 있었기 때문에 추진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Q. 복지부가 의사 인력 확대 방안을 이번 정총에서 논의해 달라고 했는데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고, 시기적으로도 논의하기 어렵다. 시도지부에서 제안한 안건들은 모두 의사인력 확대 반대에 관한 것이다. 부산시의사회에선 의대 정원 정책 저지를, 광주시의사회에선 무분별한 의대 증설 반대 등을 논의하자고 했다. 복지부 뜻도 알고 있고, 여론도 만만찮다. 하지만 의정 합의에 따라 코로나가 안정되고 나면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지금 의대를 늘리면 10년 뒤 많은 의사가 쏟아지는데 정말 효과적인 대안인지, 공공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이 필수의료 파트에 투입되는 것이 기본권 침해 소지는 없는지 등 다방면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Q. 마지막 임기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각오는 

대의원회 의장이 되면서 회원들과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 그 일환으로 16개 시도 지부 화합을 추진했는데, 안타깝게 잘 되지 않았다. 남은 일년도 단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집행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치적 힘을 키우는 것이다. 입법은 정부도 하지만 국회도 한다. 최근 쏟아지는 법들은 모두 의사에게 불리한 내용들이다. 이필수 집행부도 임기 내내 악법 저지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 우리 회원들이 정책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의협의 위상이 올라간다. 정부도 의료 관련 입법을 할 때 의사협회와 상의하지 않고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을 길러야 한다. 동시에 협회는 회원들의 권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전문가 단체답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대의원회는 앞으로도 민의를 반영하는 기구가 되면 좋겠다. 집행부 견제도 중요하지만, 의료정책 심의, 입안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4개의 분과위원회를 상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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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적산 04.14 16:45
    일천한 경험과 경솔한 생각으로 감정에 휩싸여 친민주당적 행보를 했던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철없는 행동이 걱정스러웠다. 전문가 직능단체는 정치권력과는 불가근불가원이며 불편부당해야 했다. 의료계를 수차에 걸쳐 뒷통수 친 민주당에 뭘 바라고.....

    그래도 비대위를 구성한 것은 의협의 만성적인 적패다. 현 집행부가 결자해지의 사명을 갖고 나서게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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