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조산으로 태어나거나 출생체중이 재태연령(gestational age)에 비해 크면 나중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태연령은 태아가 출생까지 자궁에 머문 기간을 말한다.
심방세동은 심장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리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좌심방에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혈액이 고여 혈전이 형성될 수 있다. 이 혈전은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좌심실을 통해 혈류에 실려 나가 떠돌다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양펀(Fen Yang) 공중보건학 교수 연구팀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3개국에서 태어난 사람(쌍둥이 등 제외) 801만2천433명(평균연령 21세, 남성 51.3%)의 출생기록과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이들 중 4.7%는 조산으로 태어났다. 10%는 재태연령에 비해 몸집이 큰 중량아로, 10%는 재태연령에 비해 몸집이 작은 경량아로 각각 출생했다. 나머지는 재태연령에 비해 몸집이 적정한 적정 체중아로 태어났다.
이들 중 1만1천464명(0.14%)이 나중(평균연령 29.3세) 심방세동 진단을 받았다.
조사 결과 만기 출산 적정 체중아 그룹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률이 조산 중량아 그룹은 71%, 만기 출산 중량아 그룹은 55%, 조산 적정 체중아 그룹은 31%, 조산 경량아 그룹은 25% 각각 높았다.
만기 출산 경량아 그룹만 심방세동 발생률이 9% 낮았다.
어떤 이유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는 아동기와 젊은 성년기에만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또 이 연구는 거의 전부가 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백인에만 적용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 밴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의 아르티 달랄 소아 전기생리학 교수는 장차 심방세동이 나타날 위험을 예측하는 데 이 연구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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