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제약사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서 올해 신규 지정된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8개로 개별 회사는 190여 개가 늘었다.
신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은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로, 상호출자제한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은 LX, 쿠팡 등이 포함됐다.
해당 기업집단과 소속 회사들이 신규로 지정된 사유는 전기차 및 신사업 성장에 따라 매출과 자산총액이 급증했고 대형 기업 간 결합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제약산업군의 경우 업계 관심과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약사 중 한 곳도 신규 적용 공시대상 기업집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또한 신규 190개 계열사 중에도 제약사는 없었다.
상위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크게 늘며 2조원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공시대상 기업집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7263억원, 종근당은 1조4723억원, 대웅제약 1조1612억원 등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이뮨온시아, 유한화학), GC녹십자(녹십자웰빙, 지씨셀, 유비케어), 종근당(종근당바이오, 종근당건강), 대웅제약(대웅바이오, 대웅생명과학) 등은 계열사 자산을 포함하면 2~3조원대 평가를 받지만 5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및 계열사 간 부당지원, 편법 경영승계 등 감시 대상이 된다. 때문에 대기업은 공시대상집단에 포함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하지만 제약업계가 팬데믹 기간 동안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고, 기업 내부 투자는 물론 정부 차원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선 아직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상위 제약사 중 한국화이자제약(매출액 3조2253억원) 등 외자사를 제외한 국내 제약사 18곳 영업이익 평균 성장률이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제약사 602곳을 포함하게 되면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중소제약 602곳 평균 영업이익률은 -6.6% 수준이다.
현재 82개 대기업집단 내 포함된 일부 계열사(삼성바이오로직스 등)를 제외하고 자산총액 기준 대기업집단에 가장 근접한 제약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HK이노엔, 대웅제약 순이다.